모닝레터_0811. 스크린 존재감, 아역배우 4인방

올 하반기 극장가,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져


최근 스크린에는 성인 배우에 못지않는 존재감을 나타내는 아역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주목되는데요, 올 상반기 영화 <로건>에서 돌연변이 소녀 로라 역을 맡은 다프네 킨과 지난해 영화 <아가씨>에서 어린 히데코 역을 소화한 조은형이 출연한 영화 <하루>에서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하반기 스크린에선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단관 극장에서 장기 상영 중인 영화 <옥자> 안서현을 비롯해 <군함도> 김수안, <장산범> 신린아 그리고 <혹성탈출:종의 전쟁> 아미아 밀러가 주인공.



■ <옥자> 순수로부터 전사가 된 추적자, 안서현

<옥자>에서 시골 소녀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은 올해 열세 살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얻었죠. 올해 칸영화제에서도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어요.


극 중 미자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슈퍼돼지 옥자와 형제애에 같은 휴머니티를 선보입니다. 게다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봉준호 감독에게 아빠 미소를 자아내게 했죠.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친환경 기업이란 가면을 쓴 대기업 미란도의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식용 슈퍼돼지 양산을 위해 전 세계에 분양해 10년 후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강원도 산골에서 '옥자'를 키우며 평온한 일상을 살던 미자가 사라진 옥자를 찾아 시골을 벗어나 서울과 미국 뉴욕으로 행방을 쫓아 추적하는 모험을 소재로 합니다.




꼼꼼한 연출력으로 영화계로부터 얻은 애칭, 봉테일 초기작을 떠올리는 풍자와 위트 가득한 이 영화는 한 소녀의 모험극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빼앗는 탐욕적인 자본가 권력을 고발하고, 이윤 추구를 앞세워 진실을 왜곡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지닌 부조리도 비판합니다.


안서현은 이 영화에서 순수한 산골 소녀로부터 옥자를 구하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듯 미란도 사무실에 온 몸을 던지는 여전사로 변신해 마치 추적자처럼 쉴새 없이 쫓고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괴물>의 고아성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나타내요.


안서현은 1957년 다섯 살에 영화 <황혼 열차>로 스크린 데뷔한 국민배우 안성기보다도 어린 나이에 데뷔해 경력 10년 차로, 2008년 KBS 드라마 <연애 결혼>으로 데뷔했어요. 같은 해에 SBS 드라마 <떼루아>에서 한혜진 아역을 맡았으며, 단편 영화 <세상 끝에서>로 스크린까지 노크하며 2009년에는 <토끼와 리저드>에서 성유리 아역을 맡으며 데뷔 시기를 바쁘게 보냈죠.


이후에 영화 <파괴된 사나이><신의 한 수><몬스터> 등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황금 무지개><상어><동안 미녀>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키웠어요.




■ <군함도> 울고 웃기는 팔색조, 김수안


비극적인 굴욕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 <군함도>에서 악단장 강옥 역 황정민의 외동딸 소희 역을 맡은 김수안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으로 황정민과 콤비를 이뤘죠. <국제시장>의 황정민을 떠올리는 부녀 케미를 자랑하며 자칫 어두울 수 있는 영화의 정서를 경쾌하고 밝게 환기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영화 후반부에서는 위기의 순간을 헤쳐 나오려는 지혜를 선보입니다. 또 황정민에게 애달픈 부성애를 끌어내고 감정 디테일을 살려 존재감을 드러냈어요.


영화 <군함도>에서 이별 장면에서 터뜨리는 김수안의 눈물 연기는 관람객에게 눈물샘을 자극하고, 소녀가 혹시 일제나 친일파로부터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만듭니다.



김수안은 2011년 영화 <미안해 고마워>로 스크린에 데뷔해 그동안 독립 영화 <숨바꼭질><콩나물><신촌 좀비 만화><협녀:칼의 기억> 등 20여 편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죠. 지난해는 <부산행>에서 공유의 딸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또 <차이나타운>에서 김고은 아역으로, <해어화>에서 한효주 아역으로 각각 등장해 스크린을 압도했죠.


이번 영화에서는 황정민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함께 출연한 배우 이정현에게도 뒤지지 않는 여성 캐릭터로서 면모를 환기했고, 춤과 노래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죠.


이번 영화 <군함도>에 이어 영화 <신과 함께>에서 차태현을 심판하는 태산대왕 역을 맡아 스크린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해요.




■ <장산범> 상실감과 모성애 유발자, 신린아


최근 언론 배급 시사회를 통해 올여름, 정통 호러로 소개된 영화 <장산범>의 신린아도 <옥자> 안서현이나 <군함도> 김수안의 존재감에 뒤처지지 않아요. 때론 무표정하게, 때론 천진난만하게 섬세한 감정연기로 일상 주변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 소름 돋게 합니다.


영화 <장산범>은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내는 악귀와 소녀를 만나는 한 가족 이야기를 그려냈어요. 영화는 그리움이나 죄책감, 분노를 내면에 지닌 이들이 거부할 수 없는 익숙한 목소리로 다가가 청각을 통해 서스펜스를 점차 쌓아가다가 정통 호러물처럼 시각적인 충격으로 공포감을 전합니다.



소리가 전하는 공포감을 극대화한 잔혹 동화처럼 다가오는 이 영화는 극 중 기이한 부녀 호흡을 맞춘 염정아와 아역 배우 신린아와의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 같아요. 영화 <장화, 홍련>의 호러퀸 염정아의 컴백도 반가웠어요.


신린아는 이야기 초반, 주민들이 실종된 마을 동굴 주변에서 미스터리한 사연을 지닌 소녀로 의문과 호기심을 자아내죠. 후반부에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상실감과 모성애에 다가서며 이성을 무력화시킵니다. 또 이성적인 눈을 현혹하며 관객마저 홀리는 명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녀는 2014년 드라마 <끝없는 사랑>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드라마 <내 생애 봄날><왔다! 장보리><화정> 등에 이어 지난해 <결혼계약><푸른 바다의 전설><피고인> 등 1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죠.


스크린에서는 <국제시장><악인은 살아 있다>에 이어 지난해 영화 <덕혜옹주>의 김소현 아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유인원 원정대의 이정표, 아미아 밀러


마지막 아역배우는 '혹성 탈출' 시리즈의 완벽한 리부트를 예고한 <혹성 탈출: 종의 전쟁>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언어 장애를 겪는 소녀 노바 역을 맡은 아미아 밀러입니다.


영화는 전편에 이어 행성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진화하는 유인원 대 퇴화하는 인간의 생존을 건 치열한 전쟁을 그려냅니다.


주인공 시저(앤디 서키스 분)가 자신의 종족을 지켜내기 위해 원정대를 꾸리고, 아미아 밀러는 극 중 인류의 마지막 희망처럼 원정대에 합류합니다.


또 유인원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금기시하는 극 중 인간들과 달리 적대감이나 의심, 시기 등 소모적인 감정을 무장 해제시켜놓은 채 먼저 다가섭니다.



특히,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지키지 못한 죄책감, 분노에 휩싸인 시저가 자칫 균형감을 잃고 폭주하는 것을 막죠.


아미아 밀러는 시저가 종족의 리더로서 인간과의 일전을 벌일 수 있게 이정표를 세웁니다. 또 영화 속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려주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냅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타워 록 감옥에서 소녀가 동족과 격리된 시저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시퀀스 같아요.


이 대목에서는 인간과 유인원의 공존을 모색하는 주제의식을 조명 조명합니다. 또 이후에 계속될 시리즈에서 진화하는 유인원이 인간의 본성을 배워가는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아요.


아미아 밀러는 공포영화 <라이트 아웃>에서 풍부한 표정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이번 영화에 캐스팅된 게 아닌가 싶어요.


두번 째 출연한 영화에서 주인공 버금가는 존재감으로 인간과 유인원의 교감을 이뤄냅니다.


이야기 구도의 균형감을 살리는 핵심 역할도 합니다. 마치 <아이 엠 샘>을 통해 할리우드 아역 스타의 명맥을 이었던 다코타 패닝이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것 같아요.


차기작인 판타지 코미디 <아나스타샤>에서 활약도 기대되고 좀 더 크면 다코타 패닝이나 시얼샤 로넌,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선배 연기자에 필적할 만한 사랑스러운 배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 아역 배우 네 명은 개성 있는 외모와 연기력을 인정받고 이야기 빈틈을 메워주는 신 스틸러 이상 존재감을 나타내며 영화는 물론 드라마나 CF 등 다양한 영역에서 천상, 배우로서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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