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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가라데 킬'

VR 포르노그래피 폐단 고발, 70년대 액션영화에 오마쥬


부천국제영화제 '가라데 킬' 상영중 관객 홀로 박장대소 한 사연


20회 부천국제영화제 초청작 중에 연기자가 되고 싶어 아메리칸 드림을 꿈 꾸던 여동생이 신흥종교 집단에 납치되면서 부패한 지하경제 세력들과 격투를 벌이는 오빠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 <가라데 킬>이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VR 포르노그래피와 맞짱을 뜨며 폐단을 고발해 화제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일반 개봉작과 달리, 더욱 관람 에티켓이 강조되는 가운데 영화 <가라데 킬> 상영 중에 홀로 박장대소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찌푸리게 했던 관객의 정체가 상영 후 감독과 프로듀셔를 초청해 진행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혀졌다.


자신을 일본인이라 소개한 이 관객은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GV에서 "영화 속에서 트럭신에서 유령이 출현하는 등 개그 코드가 범벅되어 제가 크게 웃었는데 어떻게 연출하셨는지 궁금하다"며 물었다.


이에 미츠다테 쿠란도 감독은 "개그코드가 많이 나오긴 하는데, 너무 개그로 빠지면 안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유의했는데, 개그 코드와 진지한 이야기가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첨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양성화 되고 있는 성인물이 급기야 VR 우동이란 은어로 청소년들은 물론, 구글 유튜브나 P2P 파일공유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이른바 가상현실에서 성적 욕망을 채운다는 명목으로 인터넷 검색과 다운로드 필터링을 피하기 위해 기존 보는 컨텐츠, 야동이 가상현실에서 성욕을 채우는 '우동'으로 둔갑되어 유통되고 있는데, 영화 <가라데 킬>은 미국의 신흥종교 집단 '하일 캐피털 메시아'가 학비를 벌기 위해 유흥업소에 발을 들여 놓은 여동생을 납치하면서 시작된다.


영화 <가라데 킬>은  여동생 마유미를 찾아 미국으로 날아온 겐지와 한 쪽 팔을 잃고 천신만고 끝에 억류된 장소에서 탈출한 게이코는 신흥종교집단 '하일 캐피털 메시아'에 맞서는 격투를 그려내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더티 해리>를 오마쥬 했다.



특히, 이들 신흥종교집단은 납치한 인질들에게 마약성분의 주사를 주입시켜 자신들을 추종하는 신도로 만들고, 능욕하여 잔인하게 살해하는 장면을 유투브에 여과없이 VR 형식으로 올려 놓으면서 피학적인 학대는 물론 포르노와 현피 게임 등 자극적인 영상을 통한 대대적인 프로파간다로 자신의 돈벌이와 탐욕을 채운다.


영화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성룡, 이소룡, 이연걸 등 7080 세대의 투박한 액션을 소환하는 B급 정서로 감정 과잉과 잔혹 유머코드로 마니아 취향은 살리는 백투 더 클래식 B급 슬래셔 액션 무비로 다가오지만, 진부한 스토리텔링에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신흥종교인 사이언톨로지를 비유했거나 VR 포르노그래피 등 부와 인기에 영합한 MCN, 미디어의 부작용이나 폐단을 고발했다면 성취감을 찾을 수도 있겠다.


다음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진행된 감독과 일문 일답.


Q1. 70년대 액션 영화의 오마쥬를 의도한 것인가?

A1. 복잡한 스토리를 하려고 한 게 아니고 이야기가 단순하고 액션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70년대 액션영화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뭔가 이상해보이는, 목표를 향해 과도하게 집중하는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Q2.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지키고 싶은 것이 있으신지..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인지?

A2. 일단, 제 아이와 아내는 지키고 싶네요. 제가 이런 영화를 찍었지만 정상적인 남자랍니다 (웃음)

일단 제가 영향을 받은 작품은 영화 <더티 해리>이고, 영화에서 44구경매그넘 권총이 가라데로 바뀌었다.


(외국 관객)

Q3. 영화를 보고나니 '하일 캐피탈 메시아'의 리더에게서 <더티 해리>의 우쓰꽝스러운 스콜피오가 생각나는데, 그 영향을 받으셨는지요?

A3. 리더 벤딘스키 역을 캐스팅할 때 사이코 같은 기질의 강한 캐릭터를 고려했고, 컬트적이면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리더는 <더티 해리>의 스콜피오 오마쥬였고, 영화 속 등장하는 칼도 <더티 해리>의 코브라와 똑같다.


(일본 관객)

Q4. 영화 끝나고 엔딩크레딧에 누구를 추모한다는 것인지 궁금하고, 영화 속에서 트럭신에서 유령이 출현하는 등 개그 코드가 범벅되어 제가 크게 웃었는데 어떻게 연출하셨는지요?

A4. 일단은 제작 당시 부친이 돌아가셔서 감독, 프로듀서의 부친이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셔서 부친의 이름을 넣은 것이다.


개그코드가 많이 나오긴 하는데, 너무 개그로 빠지면 안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유의했는데, 개그 코드와 진지한 이야기가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했고, 저로써는 관객들이 많이 웃어줬으면 했던 부분이 베드신에서 게이코의 의수와 주인공이 손잡을 때였는데, 사실 관객분들이 많이 웃어주진 않으신 것 같다.


Q5. 시나모와 격투신에서 <킬 빌>이 많이 흡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오마쥬 언급하셔서 혹시 <킬 빌>을 참고하진 않으셨는지?

A5. 일단 저는 <킬 빌>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전혀 그런 면은 없구요.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킬 빌> 찍으면서 안대를 한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웨덴 영화(<애꾸라 불리는 여자>)를 오마쥬했는데 저 역시 그 영화를 참고 했다.


Q6. 배우들이 감독의 유머를 잘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배우 입장에서는 인과 관계가 있어여 하는데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잖아요. 배우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나 못하겠다 하는 측면은 없었는지요

A6. 스토리나 캐릭터가 심플해서 배우들에게 열린 면이 많은 것 같다. 배우들이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해와야되고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이 캐릭터를 만들어낼 여지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겐지 역의 하야테와 3개월간 서로 얘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Q7. 속편 제작 예정이거나 국내 개봉할 계획은 있는지..마지막으로 인삿말 부탁.

A7. 일단 돈이나 형편이 되면 속편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리고, 관객 중에 프로듀서 분이 계시다면 제가 꼭 '태권도 킬'이란 작품을 찍게 해주세요. 다시 한번 한국에 오고 싶다.

/Chicp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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