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날 수 없는' 부천초이스 장편 작품상..'어둔 밤'은 한국영화 부문
지난 21일 오후 부천시청에서 제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2017') 폐막식이 개최되고 수상작이 발표된 가운데, 경쟁 부문인 '부천초이스 장편' 부문에서 미국 출신 애런 무어헤드·저스틴 벤슨 감독의 영화 <벗어날 수 없는>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사이비집단에서 탈출한 기억을 쫓아 한 사람의 영상편지를 받고 다시 그 장소를 찾게 된 형제가 참담한 현장을 다시 목도하는 이야기로, 평단으로부터 한정된 공간에서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스릴러와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시키면서도 음향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등상인 심사위원 특별상은 스페인 출신 사드락 곤살레스 페레욘 감독의 <블랙 할로우 케이지>에게 주어졌고, 관람객들의 현장투표 결과로 선정한 NH농협 관객상은 대만 출신 구파도 감독의 <몬 몬 몬 몬스터>가 영예를 안았다. 또 일본 출신 안자이 하지메 감독의 <나는 변태>는 특별 언급됐다.
이어 '부천초이스 단편' 부문에서는 멕시코 출신 알론소 루이즈팔라시오스 감독의 <그린>이 작품상, 폴란드 출신 나탈리아 시비츠카 감독의 <3.16>이 심사위원상을 각각 가져갔고, 마카오 출신 콩 칭회이 감독의 <크래쉬>는 지난해 금마장영화제 단편작품상에 이어 올해 BiFan에서도 단편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한국 장르영화를 새롭게 발견하고 응원하기 위해 신설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서 작품상은 심찬양 감독의 <어둔 밤>이 차지했고, 관객상은 임흥순 감독의 <려행>이 가져갔다.
남우주연상은 <연기의 중력>에 출연한 배우 류성현과 오륭이 공동 수상했고, 여우주연상은 <4월의 끝> 박지수에게 돌아갔으며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부문에서 작품상은 조바른 감독의 <진동>이, 관객상은 이수아 감독의 <손의 무게>가 차지했다.
공식 수상부문인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이 수여하는 'EFFFF 아시아 영화상'은 월드판타스틱블루 섹션에 출품한 대만 출신 청몽홍 감독의 <일로순풍>이 수상했고, 최우수 아시아권 영화에게 아시아영화진흥기구가 시상하는 '넷팩상(NETPAC)'은 대만 출신 진옥훈 감독의 <건망촌>에게 돌아갔다.
이외에도 Save Energy, Save Earth 영화상은 패밀리존에 초청된 독일 출신 볼프강 그루스 감독의 <로비와 토비의 환상 여행>이 선정됐고, BIFAN어린이심사단상은 안드레아스 드레센 감독의 <팀 탈러, 웃음을 팔아버린 소년>이 받았다.
영화 <몬 몬 몬 몬스터>는 불량 고교생들이 도시에 출몰하는 요괴를 생포해 자신들의 아지트에 가두고 학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판타지 스릴러이다.
특히, 세상의 모든 왕따 유발자들을 향한 섬뜩한 경고처럼 다가오는 이 작품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 등 작품으로 알려진 로맨티스트, 구파도 감독의 연민과 비애로 가득찬 좀비물로 영화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BiFan 2017은 표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 강세를 보였던 장르 영화의 특성과 함께 그 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제3세계 작품은 물론, 무서운 여자들을 테마로 한 특별전과 고 홍기선 감독과 데뷔 20주년 맞이한 배우 전도연의 특별전 등을 통해 그 어느해보다 풍성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이번 영화제에서는 스릴러, 호러는 물론 SF,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58개국에서 초청된 289편(장편 180편, 단편 109편)의 다양한 장르 영화가 상영됐고, 주말인 22, 23일 이틀간 CGV부천역점 등에서 상영하고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