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무사가 되어야 할까

노무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노무사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다!

by 글쓰는 노무사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피신고인으로 조사를 받던 직원분이 저에게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노무사는 너무 어려운 직업인 것 같아요."

"네. 그래도 힘들지 않은 직업이 어디 있나요."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받는 분 입장에서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당사자도 괴롭지만, 신고를 당한 피신고인도 괴로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일을 하는 것, 회사를 다니는 일은듭니다.



노무사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일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주로 평가 및 보상체계 설계, 개선과 관련된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목표수립이나 KPI 설정, 평가자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는데요. 작년 말 한 업체에서 평가자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와도 처음, 교육 대상자 분들과도 처음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제 소개를 이렇게 시작했어요.


"노무사 본 적 있으신가요?"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여러 분은 그렇다면 복 받으신 겁니다. 노무사는 임금체불이 생겼을 때, 해고를 당했을 때 찾아가는 사람으로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그런 쪽을 전문으로 하는 노무사는 아닙니다. 저는 회사가 성과를 내고 일 잘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평가, 보상 컨설팅을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노무사를 자주 만난다는 것은 기업 입장은 인사노무이슈가 많은(문제 있는) 조직일지도 모르고, 근로자가 노무사를 자주 만난다는 것은 임금체불, 해고 등 부당한 일을 많이 당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업도 근로자도 노무사를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 셈이죠.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서 노무사를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은 정말 거의 없습니다. 답답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지 못할 때 노무사를 찾게 됩니다. 저는 그런 분들의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죠. 이슈를 잘 해결하고 마지막으로 회사에 인사를 할 때도 어떤 말을 건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뵙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인사노무이슈가 발생하기를 바란다는 것만 같아서요.



노무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다!


제가 노무사가 되고 난 후 제 지인들 중에서 노무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노무사 수험을 시작하신 분도 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말렸지만, 가진 자의 여유라고 생각했을까요? 제 조언이 통하진 않았습니다. 이윤규 변호사님 유튜브에 출연한 적이 있어 제 블로그에 수험생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입니다. 공부 방법, 수험 전략, 노무사 전망을 질문해 주시죠. 인사노무 이슈에 대해 블로그를 작성하고 있지만 관련 질문을 주는 분은 많이 없습니다. 노무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매우 많고 노무사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많이 없는 아이러니를 매일 경험 중입니다.



어떤 노무사가 되어야 할까


일이 터졌을 때 수습만 하는 노무사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사노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회사가 좀 더 좋은 곳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회사를 9년 다니면서 늘 바라왔던 것인데, 사실해내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것에 늘 아쉬움이 있나 봅니다. 저는 "좋지 않은 일이 아니라, 좋은 일에도 생각나는 노무사"가 되고 싶습니다. 회사에서 컨설팅이나 강의가 필요할 때, 부정적인 이슈를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자문이 필요할 때 같을 때 생각나는 노무사요. 그렇지만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된다고 좋은 노무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성공한 노무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전문성을 강조해도 다른 노무사들도 전문성이 있고, 심지어

AI가 전문직을 대체하는 날도 올 수 있으니까요. 녹록지 않은 현실이네요.




법인용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허심탄회한 노무사의 일상을 적기가 어렵더라고요.

앞으로는 브런치에 관련 글을 자주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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