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み会!
會食
사전적 의미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 일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어떤 단체나 소속의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 모여 식사나 술을 하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개인적으로 술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회식 = 술]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됩니다만.. 보통은 굳이 술을 먹는 자리가 아니더라도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던가,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회식의 의미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보통은 업무 시간이 끝난 뒤에 팀 단위나 부서 단위로 저녁식사를 하며 가벼운 술 한잔 하면서 하루의 피곤함을 푸는 의미가 일반적인 의미로 생각됩니다. (상사나 꼰대들의 비위나 맞추면서 입속에 폭탄주를 들이붓는 따위의 술자리는 회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참석하지도 않습니다.)
경험의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경험한 일본에서는 '회식'이라는 단어를 쓰이는 경우는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보통 식사만 하고 싶을 때는
라던가
라던가
저녁 식사하러 같이 가고 싶어요.
라는 식으로 식사라고 명시를 하고 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녁에 술을 먹고 싶을 때는 飲みに行きましょう!(마시러 갑시다!)라는 식으로 권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飲み会(노미카이 : 직역하면 마시는 모임?)]가 우리가 알고 있는 회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회식의 절차???!
제목을 적으면서도 피식! 했습니다만, 이 회사 친구들은 회식을 한번 할 때마다 일정한 절차를 거치며 회식을 엽니다. 절차라는 말이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이 회사에서 회식이나 업무 외 시간에 저녁식사를 하거나 술 한잔을 할 때, 거의 대부분이 일관된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느껴보신다면, 아마 저 단어가 가장 어울리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이 회사에서는 모든 연락을 Slack을 이용합니다. 모두 휴대폰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개인 휴대폰 번호는 가장 엄격한 개인 정보중 하나이기 때문에, 같은 회사 직원들에게도 공유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비상연락망을 구글 시트에 공유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용무로는 절대 연락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상대방과 저녁에 술 한잔 하고 싶다면, 직접 이야기를 전하거나 슬랙 DM(direct message)를 통해 마시자고 하면, 참석자의 일정을 일일이 다 물어보고 구글 캘린더로 초대를 합니다.
반드시 어떤 회식인지 설명해주고 날짜, 시작시간과 종료시간도 포함해서 초대 메일을 보냅니다.
일일이 조금은 귀찮을 법한 이런 초대장을 보내고 구글 캘린더를 통해 일정을 잡는 문화가 처음에는 몸에 베이지 않아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니 개인 스케줄 관리에 큰 도움이 되기는 하네요.
이렇게 초대장을 보내고 참석자의 참석 여부를 모두 확인하게 되면, 슬랙 안에 채널을 생성해서 참석자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회식을 진행하는 주최자는 참석하게 될 가게를 예약 상황과 위치 정보를 공유합니다.
주제 없는 회식은 없어!
회사 공식 회식이나, 개인적인 회식에도 무의미하게 술만 마시거나 밥만 먹는 회식은 없다는 느낌입니다.
한국에선,
A : 오늘 일도 일찍 끝났는데 간단하게 한잔 할까?
B : 뭐 먹을 건데?
A : 음.. 그냥 간단하게 요 앞에 치킨집이나 가지 뭐. 저번에 보니 맛있던데.
식의 대화가 일반적이었다면,
이 회사에선,
00 씨가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이 올해 마지막 경기를 한다고 하는데 같이 갈 사람?
이라던가
드디어 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올해의 첫 굴을 먹으러 갈 사람?
식의 의미를 부여해 우르르 모여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에서 느낀 회식 문화는 업무 끝 -> 술 한잔 -> 친해짐 -> 술 한잔 -> 깊은 이야기 같은 흐름이 아닌 작은 이벤트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문화가 일본 회식 문화라고 하기에는 독특한 문화들이 많기 때문에 (일본인 지인도 이 회사는 일본 회사가 아니라는 말을 했으니..) 단정 지을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껴보았던 회식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술 문화
술을 마시게 되면, 모든 나라 사람들은 지구인으로 통일됩니다.
술 취한 모습도 별반 다를 바 없고, 술을 마시는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살면서 가장 시끄러웠던 곳은 이자카야일 정도로 일본인 들도 술을 마실 땐 큰소리로 떠들고 웃고 울고 합니다. 11시경 지하철을 타면 술냄새가 진동을 하기도 하고, 지하철 플랫폼에서 자기 침대 인양 고이 신발을 벗어놓고 벤치에 드러누워 코를 고는 모습도 똑같습니다.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은 알아서 잘 조절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저게 사람인가 고래인가 싶을 정도로 술을 입속에 털어 넣기도 합니다. 1차에서 아쉬운 친구들끼리 2차를 가는 경우도 많고, 새벽까지 밤을 세서 마시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던 것은, (아마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한국에서의 저는 술을 마실 때, 항상 미리 밥을 먹거나 해서 빈속이 되지 않도록 음식을 채운 뒤에 술을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본은 반대입니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먹고, 술자리가 마무리될 무렵 라멘이나 오차즈케(녹차에 만 밥)를 먹거나, 아니면 2차로 라멘집을 가거나 규동 집을 가서 밥을 먹고 헤어집니다.
요새는 회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쯤에 항상 라멘집이 떠오르는 걸 보니 1년 정도 적응하면 이렇게 먹는 순서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P
계산은 확실히
회사의 공식적인 회식을 제외하고는 모든 회식의 계산은 참가자들이 나눠서 냅니다.
아주 가끔 기념으로 누군가가 쏘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 경험으로는 극히 드물었던 것 같고..
(상사가 쏘는 문화는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 회사는 상사가 없으므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모든 회식의 절차는 슬랙 안에서 생성된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무리도 슬랙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술자리에서 각자 지갑을 꺼내 각자분을 계산해서 모아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아래처럼 진행됩니다.
위처럼 예약할 때 미리 계산을 해놓기도 합니다. 많이 비싸죠? 저 회식은 장어 요리 코스 회식이라 아주 많이 비쌌던 회식 중 하나였습니다. 가끔은 저런 사치도 부리기도 합니다.
주최자는 계산은 미리 자기가 하고, 나중에 따로 전달받는 형식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위처럼 정산이 완료되면, 해당 회식 채널은 바로 아카이브(채널 폐쇄) 처리하면서 한 회식의 모든 절차는 완료됩니다.
회식을 할 때까지 형식적인 절차와 회식을 할 때의 자유분방한 문화의 경계 속에서 우리 회사의 회식 문화는 [00]입니다 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회식을 진행하기까지의 완벽에 가까운 절차를 보면 인간적인 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무미건조해 보이다가, 정작 회식 때에는 인간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모습을 다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분방함을 느끼게 돼버립니다. 하지만, 아주 적어도 회사를 다니면서 회식에 대한 부담감이 거의 없어졌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야
라는 개똥 같은 소리는 지구 밖으로 집어치우고,
술 강요하지 않는 문화라던가, 2차에 대한 자유로움, 회식에 작은 의미를 부여해서 회식자리에서 공통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회식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는 큰 부분이 되어줍니다.
물론 일본인 지인에게 들어보면 술 강요라던가, 상사 비위 맞춤 등의 회식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회사들이 수두룩 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적어도 젊은 친구들이 이끌어 나가는 이 회사의 회식 문화를 보면 점점 좋은 부분들이 더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저에게 있어서 이 회사의 회식은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현지인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그리고 이것저것 작은 이벤트들이 개최되는 미니 사이즈의 식도락 여행으로 느껴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