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on Jul 12. 2017

#0. PROLOG

저는


올해로, 11년 차로 접어드는 평범한 한국인 개발자입니다.


39세였던 작년, 

광고 관련 스타트업 회사를 때려치우고 한량 생활을 준비하고 있던 어느 날,

일본 스타트업 회사의 제의를 받게 되고 입사를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국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라는 회사 형태를 경험하면서, 다시는 '스타트업'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회사에는 들어가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지만, 생각지 못하게 일본에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형태의 회사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조차 큰 거부감을 느꼈던 예전과는 달리 입사 10개월 차로 접어드는 요즘은 '스타트업'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바꿔가는 중입니다. ( 남에게 보여주기 좋아하거나, 합리화시키기 딱 좋은 단어. 꿈 많은 열정 많은 어린 친구들에게 사기 치기 딱 좋은 단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전 국내 '스타트업' 회사가 잘못되었고, 지금 다니고 있는 일본 '스타트업' 회사가 옳다는 쓸데없는 논리 장난을 벗어나서, 적어도 닫혀있던 제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두들기며 자연스럽게 열기를 기다리는 이 회사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글솜씨와는 거리가 먼 공돌이 입장에서 써 내려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잘 정리가 될지 걱정부터 앞서지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살고 있고, 일하고 있는 곳은 흔히 알려진 도쿄가 아닌 치바의 끝자락에 있는 지역에 있습니다.

언제까지 적어 내려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일본의 어느 작은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 일 뿐, 모든 일본 스타트업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도쿄의 스타트업 회사와는 다른 부분이 있을 테고, 더욱이 도쿄에 있는 IT회사들의 이야기와는 더더욱 다른 부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종종 한국의 개발 환경과 비교할 때의 쓰이는 예시들은 개인이 경험했던 작은 부분일 뿐, 한국의 모든 부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틀림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다름에 대한 비난은 단호하게 사양하겠습니다.


직업 자체가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가급적 개발 관련 일들이 많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한국인으로서, 비교적 올바른 역사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 역사관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국민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본에 온 자격은 '한국인'으로써가 아닌 '엔지니어'로써 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간의 역사적인 문제에 대한 이슈는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곳에도 언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혹시나 짧은 생각으로 적어 내려 간 글에 대해 실수를 지적하거나, 올바르지 않은 지식을 적어 내려 가는 부분에 대해서의 거침없는 지적은 두 손 들어 환영하지만, 의도 확대 해석이나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무의미한 비난은 그대로 지나쳐 가겠습니다.


가볍게


한국에서는 개발자가 40대가 되면 치킨집 사장이 된다는 잘 알려진 테크 트리도 있지만, 요런 색다른 테크 트리도 있다는 가벼운 이야기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지금, 국내에서 10년 동안 엔지니어로써 살았던 삶보다 훨씬 여유롭고 즐겁게 살고 있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 입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