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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호 Feb 22. 2023

낭만으로 가득 찬 타이타닉호

[릴 인사이트 : 일상에서 생각을 낚다] :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서.

25년만에 다시 돌아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명작 <타이타닉>을 보고 왔습니다. 

타이타닉의 리뷰라기보다 타이타닉을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빛나는 외모 속 잭 도슨의 낭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리뷰가 아니지만 영화의 스포일러가 존재할 수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낭만적인 사람.

영화 속에서 잭이 로즈에 대한 사랑은 낭만 그 자체입니다. 더 나아가서 포커 게임에서 이겨 타이타닉호 티켓을 손에 쥐고 배에 탑승한 잭은 어쩌면 사람 자체가 낭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필요한 건 전부 가졌어요
제가 숨 쉴 공기와 그림 그릴 종이도 있죠.
누굴 만날지도 모르고
어딜 갈지도 모른다는 거죠
어제는 다리 밑에서 잠을 잤는데
지금은 세계 최고의 배에서
여러분과 샴페인을 들고 있잖아요.
인생은 축복이니 낭비하면 안되죠.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죠.

상류층과의 저녁 식사 중 잭 도슨의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잭은 순간에 살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현재에 충실하죠. 재고 따지지 않습니다.

미래지향적이거나 과거에 매몰되어 있지도 않고 현재의 인생을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랑하는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순간을 살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말이죠.

이 대사를 보곤 저는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 中 '개처럼 살자'라는 문단이 떠올랐습니다.

개들은 잘 때 죽은 듯이 잡니다. 눈을 뜨면 해가 떠 있는 사실에 놀라요.
밥을 먹을 때에는 '세상에나! 나에게 밥이 있다니!' 하고 먹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뛰어다녀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자요.
그리고 다시 눈을 뜨죠. '우와 해가 떠 있어!' 다시 놀라는 겁니다.
그 원형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보는 겁니다. 순간에 집중하며 사는 개. 개처럼 살자.
- 박웅현 여덟 단어 中 -

어떤가요? 비슷한 맥락 같아요. 현재에 충실해라.

2023년의 우리는 이런 삶이 부족한 것 같아요. 업무에 치여 밥을 먹으면서 업무 전화를 받고, 잠잘 때는 내일의 계획을 세우느라 제대로 된 잠을 청하기 힘듭니다. 밥 먹을 땐 밥만 먹고 잠을 잘 땐 그냥 자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렇게 이해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를 즐기라고 했으니 매일 먹고 마시며 노는 쾌락을 즐겨라?"

그게 아니죠.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겁니다.


영화 속 잭은 포커 게임 순간에 집중해서 타이타닉호에 올라탔고, 그 타이타닉호에 올라타면서 아메리카 드림을 꿈꿨습니다. 또, 로즈를 알아가게 되면서 로즈와 함께하는 그 순간에 집중했고 그 순간을 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잭처럼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아니면 그 순간마저도 걱정이나 고민들로 보내고 계신가요?


사랑 역시 낭만적으로.

잭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배에 올라탄 후 로즈를 본 뒤로는 사랑이라는 것에 빠지게 됩니다.

로즈라는 사람은 상류층 귀족으로 정해진 하루와 정해진 만남, 정해진 인생에 지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자신에게 지옥 같습니다. 그러다 타이타닉호의 밤이 되자 지친 인생에서 벗어나려 자살을 택하려 합니다.

배 난간에 올라선 로즈는 곧장 뛰어내리지 못하고 잭은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당신이 뛰면 같이 뛸 거예요"로즈의

 자살 결심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 일로 인해 잭이라는 사람을 알아가게 됩니다.

알면 알수록 자신과는 반대인 잭의 모습에 로즈도 한껏 마음을 열게 되죠.

여기서 전 잭이 로즈에게 했던 말 중 두 가지를 조금 써보려 합니다.

당신은 함부로 길들여질 사람이 아니며,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다.
갇혀있는 덫에서 나와 자신과 함께 행복을 꿈꾸자.

잭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잘 드러난 문장입니다. 그리고 로즈 역시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 거죠.

즉, 정해진 인생은 로즈에게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로즈가 정말 행복하지 않다면 더욱이 빠져나오길 바라고 있었죠.

잭은 그만큼 로즈를 사랑하고 로즈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으니까요.

타이타닉의 표를 구한 건 나에게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당신을 만났으니까, 난 거기에 감사해요. 진심으로...
그걸 위해서라도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약속해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든...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 약속해줘요.. 로즈
약속을 포기하지 말아줘요.

이 문장에서도 잭의 낭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잭은 포커 게임에서 타이타닉호 표를 구하지 못했다면 아니 시간에 늦어 탑승하지 못했더라면 자신이 죽는 일은 없었겠죠. 그럼에도 잭은 현재 자신의 마음에 충실합니다. 자신의 마음에 온전히 들어온 로즈를 만난 것을 '최고의 행운'이라 칭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말을 더 붙입니다.

반드시 살아남으라며,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잭은 로즈가 행복하길 바라고 그 자리에서 꼭 살아남길 바랐습니다. 잭 자신이 함께하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죠. 아름답지 않나요?


로즈에게만 있는 낭만

로즈는 어떨까요? 로즈의 낭만은 할머니가 된 로즈에게서 나옵니다.

할머니가 된 로즈는 타이타닉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다 해주며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잭 도슨을 알게 되었어요. 날 구하고, 내 영혼의 자유까지 구한 사람을.
그런데도 난 그 사람 사진 한 장이 없으니.. 그 사람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거죠.

17세의 기억을 말해주는데 그게 다 기억이 나는 겁니다.

사진이나 녹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닌데도, 단 며칠 본 사이임에도 기억한다는 것은 로즈에게 잭은 엄청난 사람이었던 것이죠. 대사처럼 자신을 구해주고, 자신의 자유를 구해준 사람인만큼 잭을 잊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낭만이 잘 나타난 장면 같아요.


그렇게 타이타닉호는 잭과 로즈의 낭만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리고 전 그들의 사랑을 주는 사랑이라고 봅니다.

"주는 사랑"

요즘 종종 주변에 계산적인 사랑이 보입니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나에게도 이것을 줘!"

사랑의 방법은 참 다양하지만 계산적인 사랑만큼 머리 아픈 게 있을까 싶어요.

반대로 타이타닉호 그들의 사랑은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인 것 같아요.

즉, 계산적이지 않고 상대방이 행복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행하는 마음. 참 사랑을 알고 예쁜 마음이죠.


낭만적인 사랑.

왠지 꽃 향기가 날 것 같고,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고 기분이 살짝 좋아지는 그런 낭만.

여러분의 낭만적인 사랑은 어떠한 모습인가요?


릴 인사이트: 일상에서 생각을 낚다.
릴 : 낚시의 도구
인사이트 : (In) 안 + (Sight) 보다 =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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