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이션 소개팅 아르바이트를 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회당 50명 가량의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정말 가지각색이다. 그러다보니 접수를 받을 때부터 긴장을 놓치지 않고 튈 것 같은 사람들은 주시하게 된다.
가끔은 의아하다. 다들 잘 보이려 나온 자리에서 저런 행동을 한다고? 지금 소개팅 나온 것 맞는거지? 라는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지만..... 얼마 전 조현아 유튜브에서 나온 수지가 한 말처럼 '그래,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나를 다스린다.
어느 날은 참 불만이 많은 사람이 참여 했다. 시작 전부터 자리에 앉아 나를 계속 쳐다보고 이것 저것 물었다. 그러더니 '자리를 바꾸고 싶다.', '너무 춥다(그래 이건 그럴 수 있지)', '다른 층으로 옮기고 싶다', '퇴장 해도 되냐' 등등 계속 나를 찾아와 이것저것 불만을 표시했다. 휴..... 퇴장안내를 하려 했더니 잠시 생각해본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하하호호 눈웃음을 발사하며 끝까지 남아있더라............ 나를 괴롭히고 싶었나요? 나는 그녀를 용서했다. 사랑을 찾으러 온 사람들이 얼마나 긴장되고 떨릴까? 나는 그 떨림이 만들어내는 작은 까칠함을 용서하는 기적을 행하곤 한다.
실제로 이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중도에 퇴실하는 경우도 꽤나 많다. 1:1 소개팅의 장점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상대를 파악하고 나올 수 있다는 건데 로테이션 소개팅은 그게 안 된다. 어떤 사람이 나올지 나이와 직업 정도만 알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와서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퇴장 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곤 한다.
아! 친구들이 "로테이션 소개팅 물 좋아?" 라는 질문도 꽤나 하는데 이건 정말 날에 따라 다르다. 어느 날은 정말 훈훈한 사람들만 연달아 들어오는 때도 있고, 어느 날은 누가 왔었는지 기억이 전혀 남지 않는 날도 있다. 아, 내 스타일의 이성이 나온 적도 있었다. 1년 동안 한 서 너번?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맘에 들면 참여자에게 쪽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로테이션 소개팅. 가끔 이들 사이에서 더 많은 커플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래도 난 이 일에 소명감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진행만 하고 가는 건 왜인지 성에 차지 않고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더 이곳에서 사랑을 찾길 바란다.
양귀자의 <모순>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랑하지 않고 스쳐지나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어쩌면 사랑이 되고 아니고는 종이 한 장의 차이인 것 같다. 그 짧은 10분의 대화를 통해 찰나의 판단으로 이 사람에 대한 마음을 결정하는 것이니 말이다.
언젠가 어떤 남성분이 쪽지를 잘 못 넣은 것 같다고 나에게 다시 전해달라 한 적이 있었다. 아마 빈 쪽지를 넣었다가 연락처를 전달하고 싶어졌던 것 같다. 나는 그 마음이 그녀에게 닿아 그 스쳐갈 뻔한 사랑이 이루어지면 좋겠노라고 주문을 외워 전달했다. 이 연애 브로커의 기운이 닿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