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눈물 끝에 만난 웃음

아이와 부모, 그리고 교사가 함께 적응하는 과정

by 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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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보육교사의 하루는 늘 비슷하게 흘러간다.

그런데 그 반복 속에서도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학기 중에 새로운 아이가 입소할 때다.

지금은 9월, 달력은 가을을 가리키지만 교실 안은 신학기처럼 분주하다.

하루 종일 아이가 흘려보내는 울음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운다.


새로운 아이가 들어오면 개성과 기질이 곧장 드러난다.

첫날부터 울지 않고 잘 노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도 있다.

사람들은 흔히 그것을 ‘성격’이라 부른다. 하지만, 교사의 눈에는 아이 뒤로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보육교사로 일한 지 10년, 나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이는 모습이

집에서의 생활을 고스란히 닮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행동을 부모님께 조심스레 전하면, 대부분 놀란다.

집에서도 똑같이 보이는 행동을 내가 짚어냈기 때문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어린이집에 먼저 적응해야 하는 것은 사실 아이가 아니라 부모님이라는 점이다.

아이가 잘 지내도 교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안쓰러운 마음이 앞서면

며칠 안 되어 결석이 잦아지거나 퇴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흔히들 “아이에게 맞는 어린이집을 찾아야 해”라고 말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아이보다 부모님에게 맞는 어린이집이어야 오래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육교사는 아이에게만이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마음을 다해야 한다.

신뢰를 쌓고, 애착을 만들어 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도 점점 변한다.

아침에 부모와 헤어질 때만 울거나, 울지 않는 날이 늘어난다.

한 달의 적응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낯선 환경에 맞서 울음을 참아내는 아이의 모습은 교사의 마음도 벅차오르게 한다.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알기에, 나는 그저 안아줄 수밖에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본 다른 아이들이 “나도 안아주세요”라며 다가온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돌아가며 품에 안는다.


그리고 하루가 저문다.


나는, 보육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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