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맞지 않는다는 것
나는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다.
이 성향은 보육교사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고,
아주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다.
하나의 교수자료를 만들 때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세 구겨 버리기도 하고,
예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서
다른 교사들보다 준비가 늦어지기도 한다.
그럼 동료 교사들은 말한다.
“왜 이렇게 느려? 그냥 대충 빨리 만들자”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콕 찔렀다.
원장님들의 성향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하는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느려도 천천히, 예쁘게 만들기를 원하는 원장님
조금은 삐툴빼툴해도, 빠르게 완성하길 바라는 원장님
이 기준에 따라 교사의 ‘작품 퀄리티’가 달라진다.
이건 예전에 내가 다녔던 큰 어린이집 이야기다.
나는 손이 느리고 꼼꼼하게 만드는 편이다.
하지만 그때 일하던 곳은 ‘속도’가 최우선이었다.
나는 그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더 빨리 손을 움직여야 했다.
나에겐 ‘5’가 최대 속도인데. 그들은 ‘10’을 요구했다.
‘10’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7’까지 속도를 끌어올렸지만
돌아오는 말은 이거였다.
“선생님 진짜 느리다. 좀만 더 빨리 해봐요”
그 말에 나는 항상 속앓이를 하고,
밤마다 눈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지, 서로의 속도가 맞지 않았을 뿐이다.
세상에는 그런 ‘속도가 맞지 않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아요. 당신은 지금, 충분히 잘 해내고 있어요.”
사실, 이 말은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다.
항상 느려서 핀잔 속에 자신감이 낮아지던 나,
이제는 조금씩 나를 드러내고 싶다.
나처럼 느리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에서도, 나는 여전히 느리다.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만들던 수업자료를 또 구기고,
‘완벽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미루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정히 말해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씩, 천천히 해보자”
느려도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하루를 만들어가는
나는, 보육교사이다.
-느려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