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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팍 Mar 13. 2023

리브로피아 리디자인 |(1) 리뷰 분석하기

왜 리뷰를 남겨도 듣지를 않는 거니

리브로피아 리디자인은 내 포트폴리오에 개인 프로젝트로 굳건히 2년 정도 묵혀있었다.

도서관을 나름 자주 즐겁게 이용하는 편이기 때문에, 공공도서관 전용 앱인 리브로피아는 애증의 존재다.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앱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대체할 수 없어 마지못해 써야 하는 다양한 앱/웹들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리브로피아가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도서관이야말로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생활의 허브(HUB)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이 서적은 물론, 신문, 잡지, 영화와 같은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자책을 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밖에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은 도서관이 아니면 무료로 들을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어쨌든 긴 시간 묵혀둔 이 프로젝트를 다시 꺼내게 된 이유는, 리디자인에 좀 더 정량적이고 사용자 전체의 의견이 반영되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리브로피아를 리디자인할 때는, 오로지 나의 취향으로 스크린과 플로우차트를 디자인했다. 어찌어찌 맥락이 잘 맞아떨어지기는 했으나, 좀 더 일반 사용자들의 실제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돌려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리디자인 작업이 얼추 되어있는 상태에서 진행하자니 좀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그리하여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리뷰를 분석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파이썬을 이용해서 이 리뷰들을 크롤링을 하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무리일 것 같아 결국 남자친구의 손을 빌렸다. 이제 프롬프트에 몇 가지 입력하기만 하면 어떤 앱이든 리뷰가 얼마나 많들었는지 간에 엑셀 파일 하나로 추출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로우 데이터 raw data의 압박감


최종적으로 추출된 리뷰는 총 2,055개.

실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적혀있는 리뷰 개수인 5,120 여개와는 개수 차이가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친구는 해외 IP로 작성한 댓글이거나, 리뷰 내용을 채우지 않고 별점만 제출한 것을 제외한 개수일 것으로 추측했다.


csv로 추출된 리뷰들을 바라보다가, 뭔가 이러쿵저러쿵해서 분석하면 설득력이 생길 것 같아! 하고 철없이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에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도 이 귀한 데이터들을 어떻게든 분석하긴 해야지! 잘 다루지도 못하는 엑셀을 닫고 나는 스프레드시트를 열었다.



결과적으로 몇 가지 필터링을 거쳐 22개의 리뷰만을 정량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2055개,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이 데이터들을 22개로 줄이는 과정을 좀 남겨보려고 한다.

사실 엑셀을 자주 안 써서 지금 내게는 좀 특별한 경험이지만, 나중에는 아주 익숙한 식은 죽 먹는 일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처음은 언제나 중요하니까!




리뷰 분석 프로세스


총 4가지 정도의 단계를 거쳐 리뷰들을 선별하여 이를 기반으로 리디자인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것이다.

이 단계에 앞서, 작성 기간이 2022~2023년인 리뷰를 우선적으로 필터링했다.


첫째로 긍정/중립적 리뷰와 부정적 리뷰를 분류한다.

리뷰 내용을 직접 다 읽어볼 수는 없으므로, 글자 수 내림차순으로 정렬하고 긴 의견에서부터 시작해 리뷰에 불편의 심각도에 따른 1~3점의 점수를 부여했고, 이를 그래프 화했다.


둘째, 불편사항을 어디에서 느꼈는지 기능별로 구분한다.


부정적 리뷰 내에서 등장한 모든 종류의 불편사항들을 하나하나 종류를 구분했다. 

한 개의 리뷰에서도 여러 가지 기능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것은 좋지만 어떤 것은 불편하다는 식으로 쓰인 리뷰도 있었다. (하나라도 불편하다는 언급이 있는 경우 부정적 리뷰로 분류했다)

그렇게 하여 도출된 총 불편사항 개수 95개, 종류로는 13종이다. 운영관리팀 혹은 개발팀의 영역인 경우에는 회색 처리했다. 디자인 파트가 주로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은 연두색으로 강조 표시했다.



셋째, 13종의 불편사항 종류 중 디자인 파트 담당 기능 7개를 선별한다.



기타 태그를 포함해서 총 7개의 태그가 디자인 파트의 담당이다. 이 태그에 해당하는 리뷰 개수를 개수 순으로 정렬한 결과이다. 검색기능이 첫 번째로 가장 불편함을 많이 겪고 있는 부분이었고, 기타 도서관에서 기본 서비스에 속하는 대출, 반납과 같은 서비스들이 뒤를 이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기능에서 앱의 사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넷째, 실제 유관부서에 따라 재 분류


Step 3까지 거치며 걸러진 리뷰들 중에는 UX 디자인의 개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만약 회사처럼 다른 부서들과 함께 리디자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타 부서와 협업하여 이 문제점들을 처리할 수 있었겠지만, 난 일단 혼자인 프로덕트 디자이너이므로, 마지막으로 유관부서에 따라 재분류했다.

같은 기능이라도 운영관리팀 혹은 개발팀의 도움 없이 리디자인할 수 있는 문제점을 찾은 것이다.



전체 리뷰 분석 프로세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똑같은 형태의 차트가 연이어 있으면,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막대차트와 원형차트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되, 피치 못하는 경우 약간씩 형태에 변형을 주는 식으로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정리했다.

각 차트에 쓰인 색 팔레트가 좀 중구난방 하니까 이 부분만 개선해서 완성하면 될 것 같다!

이제 정말 포폴에서 이 페이지는 끝이다!



분석 과정 회고

데이터 분석 과정 자체가 처음인 만큼 회고를 몇 가지 적어봤다.


각 스텝에 따라 필터링한 데이터에 대해서만 분류 -> 전체 데이터를 분류하지는 않음

이런 데이터 분석은 완전히 처음 해봤다. 레퍼런스도 사실 없어서, 정확히 어떤 순서에 따라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분류하면 좋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목적에 충실하게 부정적이면서, 앱의 불편한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리뷰들만 일단 분류하고자 했기 때문에, 그 밖의 리뷰들에 대해서는 일절 분류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 아쉽다.


리뷰에서 긍정적으로 언급되는 기능을 상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유저가 가장 주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

특히 긍정적 리뷰에 대해서 다루지 않은 것이 아쉽다.

어떠어떠한 기능이 있어서 좋다, 잘 쓰고 있다는 리뷰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유저들이 어떤 기능을 주요하게 쓰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유관 부서(개발/운영관리/UX/복합)를 먼저 분류했다면 불편사항 종류를 UX의 측면에서 좀 더 섬세하게 분류할 수 있었을 것

마지막 아쉬움은, 유관부서 분류를 제일 먼저 하지 않았다는 점.

부서는 많아봤자 개발자(프런트&백) + 운영관리 + 디자인 + 기타 정도 구성일 텐데, 이 스텝부터 밟고 지나갔다면 좀 더 섬세하게 다룰 리뷰를 필터링할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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