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정리앱 구상과 기획
포트폴리오에 새 개인 프로젝트를 업데이트하려고 고민하던 중, 한 영상을 보게 됐다가 1 Minute Idea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상 속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한 결과를 아카이빙 하는 프로젝트이다. 일상 속에서까지 UX를 고민한다는 점이 내 강점을 잘 보여줄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정리했다.
그 첫 번째 아이디어는 바로 개인 사용자를 위한 물건 정리 앱.
방청소를 해야 한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모든 짐들을 완벽하게 분류하고 진열했다.
그러나 귀차니즘 때문에 막상 눈앞에 있는 책상 정리조차 미루고 있었다.
바쁘거나 정신없을 때, 그저 힘들 때, 사용하던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하나둘 쌓아두면서 주거환경이 급격히 더 우울해진다. 생각보다 손이 빠르다면 쉽게 시작했을 테지만, 효율적인 공간활용에 대한 완벽주의(공급 없는 수요)에 의해 정리정돈을 미루기 일쑤였다. 물건의 분류를 AI가 빠르게 진행해 준다면 정리정돈 과정은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아래 영상은 서울시 내 공원의 쓰레기 분리배출을 돕는 기계에 대한 제작기다.
제대로 분류하지 않고 버려두고 가는 쓰레기들에 의해 많은 시민들이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었고, 영상에서는 쓰레기를 AI로 어떤 소재인지 학습하여 분리배출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첫 번째 시도
이 기계처럼 AI가 물건들을 빠르게 분류해 준다면,
일상 속 정리정돈에도 무척 유용하지 않을까?
그러나, Lo-fi Wireframe을 찬찬히 훑어보다 보니 Pain Point가 드러났다.
일단 내가 처음 고안했던 플로우는 이렇다.
1. 어질러진 공간 촬영
2. AI로 물건들을 인식 및 분류
3. 분류된 물건을 자동으로 라벨링
4. 라벨링 된 결과를 참고하여 물건 정리정돈
이 과정을 반복하여 개인 물건을 관리하는 시스템 형성
TickTick에서 할 일과 프로젝트, 그리고 시간을 동시에 관리하다 보니 '공간도 시간처럼 관리한다'는 콘셉트에 이입하여 개인 물건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흠... 다시 보니 말이 안 됐다.
애초 정리 정돈하는 과정 자체가 귀찮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인데, 그 프로세스에 새로운 Task가 끼어드는 것은 해결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 나는 2 Minute Rule을 잊고 있었다. 2 Minute Rule(이하 2 분룰)은 만약 어떤 일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분 미만이라면 그냥 지금 하라는 룰이다. 처음 내가 기획했던 어플 역시 2분 룰에 의하면 쓸모없는 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직접 가상의 잠재 사용자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기로 했다.
실제로 정리가 필요한 내 방 공간을 정리하려고 마음먹고, 실천하고 끝낸 뒤 유지하는 과정을 요약해 보겠다.
1. 정리정돈의 희생양(!)으로 미니 수납함을 선택
처음 구매했을 때 대강 물건들을 느낌적으로 분류해서 넣어뒀기 때문에, 아직 라벨링이 되어있지 않아 특정 물건을 찾을 때 종종 헷갈리던 참
2. 막상 정리정돈을 시작한 뒤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다. 조금씩 깔끔해져 가는 게 기분도 좋았다.
3. 30분쯤 물건을 분류하기도 하고 다른 어질러진 곳들을 정리해두고 나니, 방이 훨씬 밝아짐을 느꼈다. 평상시 조금씩 정리했었다면 더 빠른 시간 내에 이 상쾌한 기분을 항상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탄식했다.
4. 이후 루틴 어플에 책상 위 물건 3개 정리하기를 추가했다.
사실 꾸준히 지키지는 못했는데, 어질렀다가 한순간 깨끗해지는 경험 때문에 또다시 어지르는 것 같았다.
3개 치우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쨌든 귀찮을 때마다 정리정돈이 끝난 후의 깔끔한 방 모습을 상상하고 그때의 기분을 상기했다.
5. 우여곡절 끝에 주기적으로 물건들을 정돈해 두니, 주 1회 정도만 이밖에 어질러진 물건들을 되돌려 놓는 정도로도 방이 깔끔하게 유지되었다. 일단 그러고 나니 이제는 물건의 효율적인 위치, 잘 쓰지 않는 물건, 등등 깨끗하게 보이기 위한 것 이상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결국 정리정돈이 메인 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간지 나는 AI 시스템과, 개인용 물건 시스템화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그 어떤 아날로그 프로세스보다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그리고 정리정돈에 대한 귀찮음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떨쳐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청소 과정을 정리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짧은 정리정돈의 습관화 - 앱의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사용
2. 나만의 정리정돈 규칙 세우기 - 암묵지였던 정리정돈 규칙을 문서화하고 필요할 때마다 상기하기
3. 한때 깨끗했던 방을 회상하고 기운내기 - 청소, 정리정돈에 대한 성취감, 만족감을 상기하기
키워드들을 이용해 구체적인 기능을 다시 짜보았다.
1. 짧은 타이머를 돌리면서 정리정돈 끝내기
2. 정리 정돈하면서 세운 규칙을 정리하고 같은 곳을 정리할 때 참고하기
3. 정리정돈 전 사진과 직후 사진을 넣어 만족감 주기
처음보다 볼륨은 줄었지만 훨씬 가벼운 앱이 되었다.
구현을 할 계획은 아니었지만 기술적으로도 훨씬 난도가 낮아졌다. 그러면서 동시에 '정리정돈'이 필요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이제와 서라도 페인포인트를 발견해서 다행이다.
원래 계획했던 1분짜리 영상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lofi wireframe까지 그렸으니까 모쪼록 실제 스크린으로까지 완성해 봐도 재밌을 것 같다. 우선 1편은 여기서 마친다. 2편에서는 수정한 기획대로 mid-fi wireframe을 제작할 것이다.
참고 링크
ux sun님의 유튜브 채널 - 1 Minute Idea 설명
https://www.youtube.com/watch?v=UlN_95eJG5U&t=760s&ab_channel=uxsun
ux sun님의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 1 Minute Idea 예시
https://www.sunyoungchouxui.com/1min-idea
'상태 심각한 길거리 쓰레기들...' -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dPptUqyH2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