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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Apr 06. 2023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카메룬 야운데 거리 풍경

거의 집에만 있지만 주말에 2-3주에 한번 장을 보러 마트에 간다. 혹은 아이 스쿨버스를 타고 갈 상황이 아니면 가끔 데려다주면서 나갈 기회들이 있다.


차 안에서 바라보는 카메룬의 풍경.


많은 개도국들이 그렇듯이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도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도시가 몸살을 앓는다. 도로 개발 속도에 비해서 빠르게 늘어나는 차량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교통 체제로 인해 한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을 때도 많이 있다.

주말 장 보러 가는 길


또한 쓰레기 처리 체계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 온통 거리에 쓰레기로 가득하다. 물론 쓰레기 차량과 청소원들이 다니며 치우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이다. 일자리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거리에 가득한 쓰레기들



일자리가 부족하기는 다른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들처럼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좋은 대학 대학원까지 나와도 경비일을 하는 청년들도 많이 있다. 예전 우리나라처럼 물건을 들고 다니며 파는 사람들도 쉽게   있다. 머리에 도넛이나 꼬치가 들은 대야를 얹고 다니며 파는 여인들도 많이   있다.


휴대폰 케이스를 들고 다니며 파는 청년


아프리카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어린아이들도 대부분 아침거리를 들고 다니며 거리에서 먹는다. 한 고등학교 앞에 있는 아침 파는 노점이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아침을 먹는다.


학교 앞에서 아침 먹는 학생

브랜드의 힘이란 놀랍다.

아이들의 가방은 대부분 디즈니나 마블의 캐릭터이고 어른들은 명품 무늬 옷을 입고 다닌다. (진위여부는 알 수 없다.) 루이뷔통 무늬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분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명품 열풍과 겹쳐 많은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가방은 대부분 디즈니 캐릭터

거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아이들도 엄마와 함께 다리 아래에서 사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어떻게 씻고 먹고 잘까.


거리에 널어둔 빨래들

길거리 음식 중에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바게트에 어떤 소스를 발라서 파는 것이다. 아래 사진도 그러한 가게 중 하나. 하나 먹어보고 싶은데 남편회사 직원이 나는 먹으면 배탈 나서 안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먹어보고 싶은 거리음식


늘 어디서든 지내보면 다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먹고 마시고 입고 걷고 웃고 울고 그렇게 살아가는 곳.

이방인인 나에게 생소해 보이는 풍경들도 그들에게는 모두 삶이다.

그들에게 이상해보일 나의 삶도 또한 삶이듯.


언젠가 차 밖으로 나와 거리를 걸어보며 또 다른 카메룬을 만나보고 싶다.



표지 사진: Image by François BENOIS from Pixabay 

본문 사진: Image by 서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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