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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Mar 31. 2023

매일 글 하나 쓰기

꾸준함의 어려움 

매일 글 하나를 쓰고 싶다. 꾸준함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매일매일 작은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하루에 몰아쳐 커다란 일을 해내는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어려운 일 같다.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늘 꾸준히 예습과 복습을 하지 못해 벼락치기로 시험을 치던 청소년은 자라서 마감일을 앞두고서야 노트북을 열고 밤을 지새우고 있다. 


물론 일이란 터키쉬 딜라이트처럼 딱딱 잘라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몇 시간이고 몰입이 필요한 일들도 있다. 대게 그 몰입은 마감을 앞두고서야 발휘되어서 문제이기는 하다. 어찌 되었든 매일 꾸준히 같은 일들을 조금씩 해내는 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운동이든 글이든 매일 조금씩 일들을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은 나이 들수록 더욱 필요함을 느낀다. 일단 체력이 안되고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고 시간을 들여 오래도록 생각한 일들이 더욱 결과가 좋다는 것을 더 알아가기 때문이다. 내가 며칠을 고민해서 적어낸 기획서와 30분 만에 휘갈겨 쓴 기획서 중 30분 만에 쓴 게 더 인정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쩌다 있는 일이지 대부분은 며칠간 묵혀가며 고민하는 일들이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꾸준히 고민하고 고민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제 어떤 글들을 쓸 수 있을까 고민만 하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일단 쓰는 일, 그리고 매일 쓰는 일이다. 


글을 매일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꾸준함과 더불어 글 못쓰는 나를 견디는 일이다. 이슬아 작가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글쓰기는 못쓰는 나를 견디는 과정이라고 했다. 자신이 쓴 글을 마음에 들어 하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늘 어떻게 봐도 고치고 싶고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할 것 같고 그렇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그나마 나의 글들을 견디곤 한다. 


매일 글을 쓰려면 그렇게 못쓰는 글들을 견뎌야 한다. 늘 완벽에 가까운 퇴고를 통해 많은 공감을 담아내는 글을 쓰려고 한다면 아마도 가뭄에 콩 나듯 글을 완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꽤 오래도록 고민했다. 매일 못쓰는 글을 견디며 매일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그러다 한 좋아하는 인스타툰작가님이 오랜 슬럼프를 벗어나 다시 매일 그림을 그리기로 하셨다는 인스타 피드를 보았다. 자신은 하루하루 소소한 이야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꾸준히가 힘들었다고 하시며 다시 매일 업로드를 다짐하셨다. 그걸 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동안 소비단식일기 같은 주제를 찾고 있었는데 그 또한 나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였음을 잊고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매일 올려보려고 한다. 나는 역시 글 쓰는 일이 가장 좋으니까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 



Image by Jose Antonio Alba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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