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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Apr 03. 2023

사실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한다.

40살 신입 마케터, 3년 차 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그렇다.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한다. 

누워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일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 꿈은 과로사라고 했다가 진짜 과로사할 뻔 한 이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이 말은 사실 사고사나 병사보다는 과로사가 낫겠다는 말이었다..) 


지난 햇수로 3년, 만 2년 넘도록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마케팅 용어 익히는 일부터 시작해서 한참을 울며 헤매다 이제야 정말 주니어 마케터 정도 되는 것 같다. (시니어는 아직 멀었다) 손도 빨라지고 사람들이 하는 말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전에는 회의에서 한마디도 못 알아듣고 나와서 화장실에서 주먹을 물고 운 적도 있다. 


2년이 지난 지금에야 회사에서 일할만 하다. 그동안 나는 내 기준에 비해 일을 너무 못해서 너무 괴로웠다. 상담을 받았는데 실력은 주니어도 안되는데 (이게 당연) 회사도 나도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니 (박사고 이미 다른 쪽 경력이 있어서) 그 갭에서 오는 차이가 나와 팀리드 모두를 힘들게 했다. 


2년 만에 회사도 나도 이제 적당한 기준을 맞췄다. 그리고 내 실력도 2-3년 차 마케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용어들도 이제야 익숙하다. 기획서를 앞에 두고 며칠씩 울던 내가 아니라 기쁘다. 


일 잘하는 나를 좋아한다.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인정받는 것도 좋아한다. 

새롭게 배워가는 것도 좋아한다. 


가능한 잘하는 일을 평생 하면 좋겠다. 가끔 누워있을 시간이 있다면 말이다. 


평생 일하고 싶어도 일하기 어려운 시대. 나는 마케터라서 아마 좀 더 나이가 들면 금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전까지 나만의 세계를 더 만들어야겠지. 


평생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그것이 어떤 일이 되었든 포기하지 않길. 

그속에서 나만의 기쁨과 성취를 찾아내길. 


지난 2년 넘게 버텨온 나에게 작은 축하를 보낸다. 


내가 좋아하는 내 책상 




Image by StartupStockPhoto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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