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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Apr 23. 2023

영어공부 좀 해볼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을 무척이나 좋아해 주셔서 좀 더 편하게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다. 다행히도 브런치 글은 무료 콘텐츠이기 때문에 글의 품질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물론 이것도 다른 플랫폼에 비하면 그런 것이지 브런치 글은 약간은 '정식'으로 쓴 글이라는 느낌이 있어 어느 정도의 품질과 분량이 만족되어야 한다고 (혼자서) 생각하고 있다. 유료 콘텐츠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지는 않았는데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상위 글들을 보고서 이런 에세이 글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일상 웹툰들이 플랫폼에서 사라지고 인스타로 넘어간 흐름도 이와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는데 자꾸 다른 곳으로 샌다. 오늘은 영어공부에 대해서 그냥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난번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가 지난번 채용에 도전하지 않은 게 결국 영어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영어는 포기하고 마케터로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영어의 벽을 뛰어넘고 영어로 일하는 환경에 도전해 볼지에 대해서 말이다. 중간 정도의 영어실력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때 영어 실력을 좀 올려보려고 상위권 학생들 - 예전 외무고시준비반의 영어 강의를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상위권 영어실력은 고급 영작과 말하기가 되어야 한다. 듣던 영어강의는 외무고시 용이라서 외교용 문서들에서 나오는 예문들이 가득했다. 고급 영문법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알았다. 그때는 박사과정 휴학을 하고 그만두려고 하던 때라서 그런 어려운 영어공부가 꽤나 재미있었다. 안 쓰던 뇌를 사용했더니 고통과 더불어 즐거움도 따라왔다. 아마 운동하시는 분들이 무게치실 때 고통스러우면서 즐거운 느낌이 이런 느낌이겠지 어렴풋이 생각했다. 


당시 온라인 강의 하루 2시간 듣고 내주신 숙제 하는데 2-3시간 걸리면 하루가 다 갔다. 그 정도로 영어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UN에 들어가고 싶은데 영어 실력은 당연히 최상위권이어야 한다. 네이티브가 될 수 없기에 아니 네이티브여도 아마 써야 하는 문장과 사용하는 단어가 고급이어야 하기에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당시 결국 박사과정을 그만두지 못해서 영어공부를 그만두고 논문작업을 시작했었다. 약도 잔뜩 먹던 시기라서 그다지 맑지 않은 머리로 겨우겨우 영어 논문들을 읽으며 학위를 마치고 영어문서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었다. 내 논문이 영어로 되어 있지만 나는 참 영어를 잘하지는 못한다. 논문이야 오래도록 쓰고 마지막에는 에디팅까지 거치기 때문에 좋은 문장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무에서 일하면서 늘 에디팅을 맡길 수는 없으니 당연히 영어를 잘해야 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영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영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당연히 전문 카피라이터들이 계시지만 초안을 잡는 것은 마케터의 일이다. 이메일부터 푸시에 인앱까지 지금은 이제 좀 편해졌지만 처음에 마케팅도 모르고 영문 이메일도 오랜만에 쓰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구글 번역부터 그래머리, 에디팅 서비스까지 사비를 털어가며 영작에 실수를 줄이려 애를 썼다. 이때 외부 서비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서 한 네이티브 카이라이터님께서 한국분들 중에 내가 제일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시기도 하였다. (...) 


그런 도움 때문에 실무에서 실수는 줄었지만 영어를 더 못하게 되었다. 간단한 문장도 구글 번역 돌려서 보고 그래머리 돌려서 보면 문법을 정확히 몰라도 대충 뜻이 통하는 문장을 생성해 낼 수 있다. 여기에 에디팅 서비스까지 받으면 거의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2년을 일했더니 영어 실력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이전에 쓴 글에서 번역 관련 일을 알아보다가 이 일을 하지 말라고 한 말을 들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영어 공부를 할 것인가 말것이가. 영어공부 말고도 할 것은 많다. 통계도 코딩도 해야 하는데 다 못하는 처지에 영어를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서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목표와 의지라고 생각한다. 이전처럼 약을 먹고 있지도 않고 최근에는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체력도 좋아지고 있으니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가수 성시경 님이 일어공부한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보았다. 아무리 만취해도 아침저녁으로 일어 공부를 1년 반정도 해서 일본어 1급을 취득한 이야기였다. 시간 사용이 자유로운 연예인이지만 매일 1년 반 동안 공부를 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엉덩이의 힘, 꾸준함의 힘, 매일의 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ZNfGXaxibE


그래서 매일 한 시간씩 영어공부를 해보려 한다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해 보았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꿈을 잊어버리고 싶지는 않다. 결국에는 못 이룬다 해도 벌써부터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혹은 정말 가고 싶은 자리가 있는데 지난번처럼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결과가 어찌 되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 


누군가 아래 기사를 공유해 주었다. 사실 내 나이 40이 넘고 다시 공부하는 게 늦었다고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래 글을 보고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그림과 영어는 좀 다르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다. (이 말 너무 좋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210443


왠지 자기 계발서 한 페이지 같은 글과 결심이다. 성공한 자기 계발서들처럼 엔딩도 그러하면 좋겠지만 결과는 일단 접어두고 부담 없이 꾸준히 해보려 한다. 어떻게 영어공부를 하는지는 좀 해보고 또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일단 그래머인유즈 책부터 찾아야겠다. 



Image by Jan Vašek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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