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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Nov 17. 2021

나이로비 하늘은 여전히 아름답고

다시 글을 올리기 전 나눠보는 근황  

안녕하세요. 

나이로비에 살고 있는 서박하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50일이 넘었네요. 브런치 앱에서 알림이 와서 글 쓴 지 150일이 지났다고 알려주고 나서야 아 그렇게나 오래 글을 안 썼구나 생각했었어요. 글 써야지 하고 메모 잔뜩 쌓여있는데 글로 옮기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네요. 사실 저는 한 편의 글을 쓰는데 아이디어부터 생각정리, 그리고 글로 옮기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앞부분은 다 빼고 원고를 다 작성하는 데에만 꼬박 5-6시간은 걸리곤 해요. 나이로비에 오면서 생업을 다시 시작했고 새로운 일들이 너무 많아서 적응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구독자님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최소 한편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1. 소비단식일기 

지금 많은 구독자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바로 소비단식일기 인 것 같아요. 나이로비에 와서 2개 정도 글을 올렸는데, 나이로비에는 쿠팡도 인쇼도 없고 집에서 일만 하다 보니 돈 쓸 일이 잘 없습니다. 한 달에 1-2번 외식을 하는 것, 책을 몇 권 구입하는 것, 그리고 식재료 구입 외에는 특별히 과한 소비는 없습니다. 역시 저 같은 소비 요정에게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아요. 투자에 관해서도 글을 정리해야 하는데 천천히 해보려고 합니다. 소비 단식일기는 이제 마무리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2. 40살 신입 마케터 일기 

저는 조직행동을 전공하고 국제개발, NGO 이런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금융 관련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학교와 전공을 보면 특별히 이질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제가 그동안 가던 방향과는 좀 달라서 입사하고 나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 스타트업은 사람이 너무도 중요해서 능력자들이 필요한데 제가 도움이 될까에 대한 고민과 실제로 일을 배우면서 오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매일같이 울면서 일을 해오고 있어요. 울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실제로 울면서 키보드 자판을 두드린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과연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요? 


3. 우울&불안장애 치료 일기 

처음에 나이로비로 올 때 최대치로 처방받아온 약을 다 먹고 나서 거의 한 달은 너무 힘들었어요. 예전에도 글을 썼지만 약을 중단하고 나면 오는 몇 가지 증상들이 있는데 굉장히 괴롭습니다. 비슷한 약을 처방받아서 먹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지금은 약 없이도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어요. 특히 수면제가 없이 지내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에요. 이 과정에 대해서 몇 가지 글을 쓰고 이 시리즈도 마무리를 하려고 해요. 


4. 그 외 여러 가지 글들 

대학원생 일기나 리뷰글, 그리고 여러 가지 잡다한 글들도 메모만 해두고 적지를 못하고 있네요. 대학원생 글은 뭔가 더 적나라한 대학원 생활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했지만 졸업하고 나니 정말 기억이 안 나서 못쓰고 있어요. 안 좋은 기억은 제 뇌가 알아서 지워버리나 봅니다. 그리고 책 읽고 리뷰하는 것은 정말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인데 리뷰글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서 간단히 메모만 해두고 접어두고 있어요. 언젠가 하나둘씩 글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 나이로비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 밥해먹고사는 일, 외국에 산다는 것 등등 적어서 나누고 싶은 내용은 많이 있습니다. 아, 나이로비에와서 거의 99%채식을 완성했는데 이 이야기도 해보려고 해요. 앞으로 조금씩 정리해서 나누고 싶습니다. 


제 방 책상에 앉으면 보이는 하늘



나이로비는 이제 7-8월 겨울을 지나 9월부터 봄, 이제 여름을 향해 가고 있어요. 1-2월이 나이로비는 가장 더운 계절이랍니다. 미세먼지 없이 맑고 달콤한 공기와 맑은 하늘. 고도가 높아 손에 잡힐듯한 구름들. (나이로비는 해발 1,795 m, 참고로 한라산은 1,947 m) 귀여운 동네 고양이들. 모두 저에게 감사와 기쁨이 되어줍니다. 오래 자리를 비웠지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열심히 이야기 나눠볼게요. 


Asante Sana! 

*스와힐리어로 감사합니다 라는 뜻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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