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탈락부터 출판프로젝트대상까지
내 안의 깊은 우물을 길어 올리기
안녕하세요
서박하입니다.
얼마 전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의 대상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잠시 동안 멍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변화가 많고 업무가 너무 많아서 브런치에 글을 거의 올리지 못했었고, 출판 프로젝트에도 응모하지 않으려고 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감일 전일까지도 응모해보라는 알림을 계속 받고 그래 어차피 만들어 놓은 것도 있는데 응모는 몇 초면 되지 하고 등록했습니다. 작년에는 브런치에서 진행하는 모든 공모전에 다 도전을 하고 다 탈락을 했었기에 사실 이번에도 기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오늘 발표가 나기까지도 이게 꿈이면 어쩌나 걱정을 하였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project/prize/9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고 탈락 메일을 받고 굉장히 좌절했던 어느 날이 생각납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 했던 글들이었는데 이 정도로는 안 되는 군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소비 단식일기의 초안 정도 되는 글들이었습니다. 이후에 다시 한번 도전을 했고, 후에 합격했던 글들은 소비 단식일기 1개, 이상한 나라의 82년생 엄마에 들어있는 글 1개, 그리고 잡문집 글 1개 이렇게 였습니다. 이때는 제출하면서도 아 될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었는데 정말 되어서 신기했습니다.
처음으로 글이 포털 메인에 올라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날도 떠오릅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면 엄청 기쁜 것도 잠시, 열심히 쓴 글을 올려도 정말 조회수가 3,4 이러면 조금 기운이 빠지기도 합니다. 글을 막상 쓰니 좋은데,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이 계시면 좋겠다는 다른 바람들도 생겼습니다. 그러기를 몇 주, 어느 때처럼 낮에 글을 올리고 저녁에 아이를 재우려고 준비하는데 브런치 알림이 계속 울려서 뭐지 하고 봤더니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하였습니다"이렇게 적혀있어서 문자 그대로 눈을 비비고 다시 숫자를 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글은 바로 소비 단식 일기의 첫 번째 글인, "카드값이 500이라니"였어요.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드러낸 글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을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seoparkha/3
그 후로 브런치와 함께 지금까지 소비 단식일기를 비롯해서 여러 글들을 써오고 있습니다. 아마 혼자라면 지금까지 써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응원해주시고 또 소비 단식을 같이 해주고 계시다는 댓글을 보면서 저도 힘내서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 단식일기는 저의 가장 깊고 어두운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입니다. 우울&불안장애 치료를 받으며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이렇게 살다가 죽겠다 싶어서 쓰기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말하기 어렵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정말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보아서 더 이상 말 잇기가 어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브런치 독자분들은 늘 즐겁고 따뜻하게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셨지요. 감사하다는 말로 부족합니다. 오래도록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구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해드립니다.
앞으로도 브런치를 통해서 제가 가진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며 성장해갈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책이 나오면 또 소소한 이벤트들로 작게나마 보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기쁘고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2021년 겨울, 서박하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