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에서 나는 포근한 냄새를 좋아한다. 나는 여름이든, 겨울이든 항상 이불을 턱 끝까지 꼭 덮고 자는데 잠들기 전 조용하고 고요한 상태에서 살며시 풍겨오는 이불 냄새가 그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 마치 이불 냄새가 잠을 부르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집을 떠나 살았다. 기숙형 학교여서 집에는 주말에만 갈 수 있었다. 기숙사라는 공간이 너무나 낯설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중에는 매일 학교에 꽁꽁 갇혀있게 되니 집이 굉장히 그리웠다. 그래서 부모님께 전화도 매일하고 보고싶기도 많이 보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서 유일하게 집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이불이었다. 이불을 덮으면 집 냄새가 났다. 우리집에서만 나는 냄새. 아늑한 냄새. 그 냄새를 인식하고 느끼고 난 후부터는 집에 있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잘 잤던 것 같다. 언제부터 이 냄새를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아마 고등학교 때부터 이불 냄새를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
반 년 전에 동생과 함께 투룸으로 이사를 했다. 반 년이면 적응이 좀 됐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조금 낯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집에서 가져온 이불 덕분에 잠을 잘 때 만큼은 편안하게 잘 잔다. 이 새로운 집에도 얼른 내가 좋아하는 이불 냄새, 집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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