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후회를 한다.
결국 화를 누르지 못하고 소리를 쳐버린 주말을 후회하고,
더 열심히 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후회하고,
결국 야식을 먹고 자버린 어제를 후회한다.
역시나 상을 칠 줄 알았던 그 종목을 사지 않은 오늘 오전도 후회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날들을 끊어 어김없이 새로운 해가 찾아온다.
지난 과거 중 언제는 내 나이 서른일 때고, 또 언제는 내 나이 스물일 때였다.
일년을 365일로 나누어 하나씩 번호를 메기니 그 언젠가를 추억하기가 편하다.
변하고 싶은 열망은 끝도 없지만
한없이 게으르고 싶은 충동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속수무책으로 자책하던 날들도
어이없이 자만하던 날들도 그냥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한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늘 같을 줄 알았던 노모와 노부의 머리가 새하얗게 세었다.
내 머리도 세었다.
부모의 도움은 받을만큼 받은 주제에
국으로 알아서들 건강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바라 마지 않는 이기적인 마음이 올라온다.
찬란할 줄 알았던 나의 날들은 가고,
어느새 2,000년대에 태어난 그들이 익숙했던 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후회를 해봐야 소용없고
부지런을 떨어봐야 작심이 이틀이다.
무얼 어쩔까 하던 차에 긴 머리를 싹뚝 잘라본다.
똑단발을 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치렁이던 상한 머리가 잘려나가니 내 마음에도 새 살이 돋는 것 같다.
욕심을 내어 한번 더 친다.
이번엔 숏컷이다.
묘하게 어울리지가 않는다.
이 참에 결심을 한다.
이 머리가 다 자랄 때까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되어가자고.
이 머리가 자라는 동안 원하던 내 모습이 되어갈 수 있을까.
숏컷이 긴 머리가 되는것보다
내 마음이, 내 모습이 자라나는 속도가 훨씬 더딜 지도 모르겠다.
마음만 바쁜,
2월 5일, 벌써 20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