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 꿈 속에서 꼭 뵙고 쉽어요”

by 장희명


항상 사랑으로 우리 사 남매를


정성껏 키우시고 애쓰셨건만


못다 한 사랑이 애처로워


눈물로 먼 길을 떠나신 후


다시 못 오시는 어머니



이 불효 여식은


어머니 품이 그리워


뜨거운 눈물로 흐느끼며


써 내려갑니다



은행나무 높은 가지 위에서


새 한 마리가 가지마다 옮겨 다니며


애처롭게 울고 있네



엄마 품이 얼마나 그리워서


안절부절못하고 울고만 있을까?


너를 보는 순간


내 가슴은 멍이 들었네



나도 너처럼 어머니가 그리워서


하늘나라 쳐다보며


땅을 치며 통곡했네



그리운 어머니


오늘 밤 꿈속에서 꼭 뵙고 싶어요





엄마의 손글씨 원본




나에게는 이모가 한 분 있다.


엄마께 4남매가 있었다는 것을


나는 거의 성인이 다 되어서야 알았다.



내가 알고 있는 분은


오로지 이모 한 분뿐이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삶이


평탄치 않으셨던 걸까?


4남매 중에 단둘만 남았으니 말이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단양에 사시다가


90세가 가까이 되어서야 이모네 집에 와서


보살핌을 받으며 살으셨다.



할머니는 늘 단정히 쪽을 지고 계셨고


치아가 하나도 없어 푹 꺼진 입으로


늘 뭔가 드시는 것처럼 오물오물하며 계셨다.


사이다를 드시면


"아이고야~ 혀가 꼬불랑꼬불랑 하는 것 같다"


라고 하시면 쩝쩝 입맛을 다시고는 했다.



나는 할머니가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미 노쇠한 채로 원주에 오셨고


그때부터는 거의 방에서만


생활을 하셨던 것 같다.



가끔 곰방대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셨는데


할머니가 담배를 피우시는 모습이


나는 멋져 보였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계셨던


우리 외할머니가


하나뿐인 아들과는 생이별을 하고


막내딸은 먼저 보내시고


그렇게 한 많은 세월을 보냈다는 걸


어린 나는 알지 못했다.



외할머니는 93세의 끝,


겨울에 돌아가셨다.


그때는 집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한쪽 구석에 외할아버지가 쪼그리고 앉아


눈물을 훔치고 계셨던 모습을


나는 아직도 선연히 기억하고 있다.



엄마는 6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그리고 한동안 할머니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리곤 했다.






얼마 전 회사 사무실 창틀에


비둘기가 뽀얀 알 하나를 낳았다.


어미는 알을 품고 있다가


우리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날아갔다가


우리가 멀리 떠나고 나면


또 알을 품으러 돌아왔다



그 창틀 바로 앞에


직원 책상이 바짝 붙어 있어서


그곳은 알을 품고


부화하기에는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비둘기 알




어쩌다 어미 새는 이곳을 선택한 것일까?


안타까워 그냥 두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남자 직원이 알을


풀숲에 옮겨 놓았다.



어미 새가 알을 찾으러


창틀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았다.


마음이 아팠다.


직원들 모두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고


우리가 죄인이 된 듯했다.


알을 찾으러 온 비둘기




평생 만주로 떠난 아들을 그리워했을 외할머니,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엄마,


잃어버린 알을 찾아 맴돌고 있는 비둘기가


오늘 밤 내내 마음속을 맴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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