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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Mar 27. 2018

잿빛 장례식장

미세먼지가 덮친 서늘한 어느 오후

1.

그들은 병이 들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일까

아니면 병이 들어서 쓰는 것일까.

나만 세상이 즐겁지 않다 생각했는데

마스크 쓴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은 위로 받는 기분이다.



2.

언제부턴가 결혼식장 보다

장례식장에 가는 날이 더 많아졌다.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이

장례식장 가는 길에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두걸음도 떼기전에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를 내려놓았다.



3.

눈에 먼지가 들어가

눈물이 났는데

이상하게

마음까지 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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