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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Mar 10. 2018

삼시한끼

억지로 하지 않아도 괜찮아

삼시세끼를 모두 챙겨먹는 건 아니지만,

하루 한끼는 꼭 식사다운 식사(밥과 반찬이 있는)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것 같은 이상한 강박관념 때문에.


오늘은 배가 고프지도, 유난히 컨디션도 좋지 않았건만 그 이상한 강박관념 때문에 결국 탈이 났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기에 근처 약국까지 들르게 되었다.


"급하게 드셨나봐요."

"아니요. 천천히 먹었는데 그러네요."


약사 아저씨는 가까운 거리에서 있는 상자에서 약봉지를 꺼내며 말을 이어 나가신다.


" 이거 먹으면 괜찮아질 거에요.

식사는 편안해 지시면 하는 게 좋아요. 

억지로 드시면 또 탈 나니까."


직업상 하시는 말이었겠지만,

덤덤하게 전하는 약사 아저씨의 말에 이상하게 벌써 조금 나아진 기분이었다.



그래, 억지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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