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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새벽 Sep 11. 2018

로스쿨일기: 단상

주장에는 이유가 없다. 논리는 사후적으로 구성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논리를 요구하는 것은 어떤 우연(개인의 타고난 성질과 자라온 환경 + 기타 학습 요소)으로 개인이 가지게 견해 또는 신념을 타자에게 관철하고자 할 때에는 최소한 이를 합당화할 근거를 대라는 것이다. 개인의 입장 그 자체는 정당화를 요구하지 않고, 다만 외부적으로 이를 주장 하기 위해서 논리를 동원하는데,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동원된 논리가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것인지, 내적인 오류 없이 타당한지 정도이다. 어떤 주장을 가지게 된 그 자체를 공격할 수는 없다. 그것은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일이므로. 이는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정작 문제는 주장에 대한 논리로 제시한 것의 허점이 들어나도 개인은 그 주장을 철회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주장의 형성은 논리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설사 근거를 찾지 못해도 내 총체적 학습의 결과인 주장 그 자체를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좀처럼 사람과 사람 간에 토론이란 성립할 수 없다. 그것은 합리의 영역이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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