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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새벽 Jun 05. 2019

로스쿨일기: 민재실 불벼락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 수, 를. 반복한다.  


그렇다. 3학년 1학기 민사재판실무 과목 기말고사가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민사실무 II, (판결)주문과 이유의 각종 기재례(=문서작성양식) 및 기재례를 뒷받침하는 법리들, 

민사법의 꽃이라 할 수 있을 "요건사실론"의 세세한 내용들과 주장-항변-재항변-재재항변 구조. 


이것을 꿰고 있다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는 시험이다. 


아, 그리고 시간 제약 상황 하에서, (1) 사례형 문제의 경우에는 제시문으로부터, (2) 기록형 문제의 경우에는 민사기록으로부터 법률효과 발생으로 이어지는 주요 사실관계(=요건사실)를 빠르게 추출하여, 이에 대한 각 원고(소송을 제기한 사람)과 피고(소송제기를 당한 사람)의 주장을 파악해서 그에 따른 결론을 신속하게 도출하고, 이를 법률문장 형식에 맞추어 정리하면 답안지가 완성된다. 


이 얼마나 간단한 일인가. 


그리고 이 간단한 것을 (잘) 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왜 주어진 시간 내에 답을 내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적합하게 서술하는 일은 아직도 힘이 드는가. 


그리고 왜, 이렇게 힘든 일을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은 꾸역꾸역 잘 해내고 있는가?


감당 어려운 일을 왜 미리 지금 시험 직전과 같은 강도로 나는 준비하지 않았는가? 


왜 나는 예견된 고통을 사전에 분담해서 짊어지는 현명함을 발휘하지 않았는가?


어찌하여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오늘의 투정 // 끝 // 





나 지금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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