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백전백승
나는 나에게 묻고 답했다.
무료함이란 무엇이고 도대체 왜 찾아오는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말이다.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때
삶의 모양이 단조롭고, 관계가 다양하지 않을 때
지식과 경험을 갈구하지 않고 궁금해하지 않을 때
삶에 위협이 없고 평온한 상태일 때
자극적인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마지막으로 목적을 달성했을 때 우리는 무료함을 느낀 때
쇼펜하우어는 고통은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 상태이고 무료함은 원하는 것을 가졌지만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간은 고통과 무료함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라고 말했다.
결국 인간은 욕구가 없거나 충족하면 무료함을 느끼게 되는 존재다. 뫼비우스 띠 같은 무한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차원 초월하여 나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무료함은 삶이 공허해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이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내가 정말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무료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무료함을 잘 활용하면 삶을 재정비하는 기간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료함이 깊어지고 지속되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내가 뭘 해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정신을 지배하면, 내 몸을 함부로 다루기 시작한다.
무료함을 채우기 위해 즉각적인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
게임, 소셜미디어, 도박, 술, 마약 같은 중독적인 활동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강한 자극이 필요해지고, 결국 자극을 찾아 헤매는 좀비 같은 상태가 된다.
생활이 무너지고, 과소비, 무모한 도전, 폭력, 범죄 같은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귀찮아지고, 관계를 끊고 히키코모리처럼 고립될 수도 있다.
우리는 도파민(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통해 만족을 느끼지만, 자극적인 활동에 계속 노출되면 도파민 수용체가 둔해져서 일상의 작은 기쁨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무료함을 방치하면, 결국 삶의 방향을 잃고 더욱 깊은 공허함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국 무료함을 어떻게 활용할지 자신에게 달려있다.
일단 먼저 무료함이 오면 삶의 변화를 줄 기회로 생각하자. 무료함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무료함은 마치 문장 속 쉼표 같은 것이다. 쉼표가 있어야 문장이 더 멋지게 이어지듯, 우리의 삶도 잠깐의 쉼이 필요하다. 무료함을 단순한 지루함이 아니라 삶의 여백이라고 생각해 보자.
1) 무료함을 휴식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무료함은 나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너무 자극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오히려 무료함이 건강한 균형이 될 수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보자. 멍 때리기, 산책, 명상 같은 단순한 활동이 뇌를 쉬게 한다.
2) 감각을 깨우는 활동 하기
매일 걷던 길을 다르게 바라보자. 길가의 바람, 풀과 나무의 움직임, 새소리, 사람들의 표정을 유심히 보자.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내 눈과 피부로 직접 세상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감각을 깨우는 것은 우리의 뇌를 활성화시키고 창의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3) 디지털 디톡스 실천하기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잠시 내려놓고, 의미 있는 휴식을 가져보자. 현대인은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고, SNS 속 남들의 삶을 들여다보느라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잃는다. 잠시라도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나의 삶에 집중해 보자.
4) 의미 있는 활동 찾아보기
독서, 음악, 명상 같은 활동으로 마음의 양식을 쌓아 보자. 특히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해보자. 사람을 도울 때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자연스럽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5) 철학과 예술을 통해 삶의 깊이를 더하기
쇼펜하우어는 "철학, 예술, 문학을 통해 무료함을 극복해야 한다."라고 했다. 돈, 명예, 권력 같은 즉각적인 보상에만 의존하면, 결국 더 깊은 무료함에 빠질 수 있다. 삶의 방향을 찾고 싶다면, 철학적 사고를 하고, 창작 활동을 하고, 예술과 문학을 즐겨야 한다.
철학(또는 종교), 창작, 문학은 바다와 같고, 돈, 명예, 권력, 섹스, 미디어(유튜브, TV)는 배와 같다. 바다 없이 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바다는 넓고 깊을수록 많은 걸 품을 수 있지만 배는 탈 때만 의미가 있다. 많으면 관리하기 어렵고 어지럽다. 나의 깊이와 넓이는 활동을 하자.
무료함이 찾아왔을 때, 즉각적인 자극에 의존하지 말고, 내면을 돌아보고,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보자. 무료함은 삶이 나에게 주는 작은 쉼표일 뿐이다.
무료함이 어떨 때 찾아오는가?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의 다음 순간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