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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우시(愼終于始)

by 찔레꽃


“끄트머리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잘해야 하나이다 [愼終于始].”

말 안 듣는 어린 임금 태갑을 유폐시켰다가 그가 대오각성하자 다시 복위시켰던 이윤이 그에게 한 말 중 일부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절대 과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새 출발의 마음을 퇴위(退位)할 때까지 잘 유지하라는 권유이자 경고이다.

아침에 빨래를 정리할 때 양말을 정리하다 문득 떠오른 내용. 언제부턴가 양말을 널 때 처나 나나 양말을 꼭 세트로 하여 넌다. 그냥 되는대로 널 때보다 약간 번거롭지만, 이렇게 널면, 양말을 정리할 때 편하다. 굳이 이 놈 저 놈 짝을 찾느라 헤매지 않기 때문. 이 또한 저 이윤의 말에 합치되는 것 아닐는지? 무릇 좋은 교훈이란 큰 일이고 작은 일이고 두루 적용되는 것일 테니, 너무 좀스럽게 적용했다 흉보지 마시라. 하하.

덕수 씨께서 복위하셨는데, 하시는 처사가 영 아니올씨다다. 이윤의 저 말을 덕수 씨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새롭게 복위한 만큼, 지난번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새 출발의 마음을 퇴위할 때까지 잘 유지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마은혁을 즉각 임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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