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갑자기 웬 무거운 얘기냐고? 뭐, 날씨가 항상 맑을 수만은 없으니, 때로는 이런 묵직한 주제도 던져보는 거지. 하하.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는데 많은 이들이 멀리서만 답을 찾는다. 가까이 있다고? 그게 뭐냐고? 궁금하면 500원! 하하.
해답은 바로 본인의 이름에 있다. 이름치고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한 이름은 드물다. 대부분 부모님이 공들여 짓거나 정성껏 얻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이름값에 걸맞게만 살면 된다. 그러면 인생 잘 사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간혹 화를 피하고 복을 구한다는 피화구복(避禍求福)의 마음으로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보기엔 영 아니올시다이다. 정말이지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하지 않다면 굳이 애초의 이름을 바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장년이나 노년층의 이름에는 의외로 옛 경서(經書)에서 따온 이름이 많다. 직접 구절을 인용하기도 하고, 깊은 뜻을 압축해 쓰기도 한다. 오늘 『시경』을 읽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름 ‘재명(在明)’의 유래일 법한 구절을 만났다. 숙야재공 재공명명(夙夜在公 在公明明).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소(조정)에 머물며 / 나랏일 밝고 분명하게 처리하네”라는 뜻이다. ‘재명’이란 이름은 이 ‘재공명명’을 압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물론 아닐 가능성도 있다. 돌림자일 가능성이 큰 ‘재’를 빼면 ‘명’은 단순히 '밝다'라는 의미로 붙인 것일 수도 있으니).
여하간,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부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를 생중계로 투명하게 공개하며 일 처리를 분명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항간에는 이를 두고 부정적인 말들도 있지만, 적어도 보고나 회의를 공개한다는 건 행정가로서의 자신감과 떳떳함을 보여주는 것이니 우호적으로 보는 게 더 나을 듯싶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름값 하신다’라고 할 수 있고, ‘잘 살고 계시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좋은 이름을 사법 리스크와 엮어 ‘죄명’이라 희화화해 부르는 건 참 아쉬운 일이다.
자, 시원하게 예시까지 들어 이름값 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임을 입증했으니, 이제 복채들 내시라! 하하.
문득, “그래, 당신은 이름값 하며 살고 있나?”라는 질문이 귓가에 들린다. 당연히(?)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부끄럽다.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내 이름에 쓰인 ‘돈(敦)’ 자는 『중용』의 ‘대덕돈화(大德敦化, 큰 덕으로 세상을 중후하게 변화시킨다)’에서 따온 것이다. 이 깊은 의미를 한 글자에 담았건만, 사람들은 ‘돈(敦)’ 하면 그저 ‘돈[錢]’만 생각한다. 이 대통령의 ‘재명’을 ‘죄명’이라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흑.
사색하기 좋은 우울한 날씨의 주말 아침. 차 한 잔 앞에 놓고 ‘나는 내 이름값 하며 잘 살고 있나’ 한 번쯤 물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