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선물이 오가는 계절. 주고 싶은 선물도 있고 받고 싶은 선물도 있을 터이다. 주는 것은 차치하고 받는 것만 생각할 때, 가장 기쁘게 선물을 받으려면 마음을 비우는 것 아닐까 싶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했으니, 이를 역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욕망이 자글자글한 것이 사람인데 어찌 기대를 아니 가질 수 있으랴? 그러기에 생각과 실제가 대부분 따로 노는 것 아니겠는가. 하하.)
어제 중고 책을 받았는데, 뜻밖의 선물이 들어 있었다. 처음엔 책 사이 빈 공간을 채운 소품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분명 선물이었다. 코딱지만 한 젤리 한 봉. 하지만 받은 기쁨은 보름달만큼이나 컸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안 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몇해 전 비슷한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책을 구입해 줘 고맙다는 메모와 함께 동봉한 우편첩. 며칠간 기분이 공중에 뜬 풍선 같았다. 이 역시 기대하지 않고 있다 받은 선물이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뜻밖의 선물을 보낸다면 받는 이는, 나처럼, 무척 기뻐할 것 같다. 그러나 그 선물은 절대 비싼 것이 아니고 마음이 담긴 소박한 선물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상대가 부담을 안 가지고 진심으로 기뻐할 터이다. (그러나, 모를 일이다. “뭐, 이따위 구질구질한 것을 보냈어?" 할 이도 있을테니. 세상 모든 이들이 다 내 마음 같진 않을 터이니. 하하.)
이 연말, 괜시리 나도 누군가에게 잔잔한 기쁨을 줄 소박한 선물을 보내고 싶어진다. 이 마음, 어제 받은 작은 선물이 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선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