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완료'가 아닌 '실행하는 중'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조리원에 들어간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생활 하루 만에 나가야겠다며 남편을 설득하고 짐을 챙겨 나왔다.
버섯군은 출산휴가부터 육아휴직까지 다시 일정을 당겨서 올려야만 했다.
그 사이에 4일 정도는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했어야만 했고, 난 그 4일을 혼자 독박육아를 체험해 보았다.
(조리원에 있었으면 문제없었을 일. 지금 생각하면 고작 4일. 심지어 낮동안 친정엄마가 와있었지만...)
힘도 없이 흐물거리는 아기가, 악을 쓰며 울어대는데. 정말이지 혼돈의 카오스란 이런 것일까.
배가 고픈 건지,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건지 도통 왜 우는지 알 수 없었고 오만 유튜브 영상만 돌려봤다.
버섯군은 나를 다시 조리원에 보내려는 시도를,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갈등했다.)
나는 잠시 흔들렸지만 어차피 또 나오면 이 전쟁일 터.
심지어 조리원 프로그래밍(?)을 집에 와서 우리가 바꾸는 것이 더 어렵다 판단했고
우리의 프로그래밍을 돌프에게 심어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밥도 겨우 먹는 생활에 개 2마리 산책까지 미쳐버릴 것 같은 건 매 한 가지였다.
거기에 수술한 배는 왜 이렇게 아픈지, 릴렉신 호르몬 때문에 손목은 찌릿찌릿 왜 이렇게 아픈 것인가.
처음으로 목에 담이 와서 침도 맞아봤다. 물론 효과는 못 봤다.
22일째 되는 날, 거짓말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오로도 끝나고 난 정상인이 되었다 (라고 나만 느꼈다.)
돌프와 가벼운 산책 겸 외출을 나섰다. 바깥공기를 잠시 마시고 온다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왜 아파트 단지에 좀비 같은 몰골을 한 엄마들이 유모차니 아기띠니 힘들게 애를 데리고 나오는지 그때 알았다.
나도 그런 아줌마가 되어 보고 나서야 알았다.
역시 겪어보지 않고는 함부로 남의 일에 입을 대면 안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난 독버섯군이 육아휴직을 쓰면서 함께 첫 1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살만한 편이었다.
내 성에 만족하지 않아서일 뿐, 청소도 시키는 대로 곧 잘했다. 내 명령을 잘 출력해 내는 편이었다.
버섯군은 "내가 6주만 하면 평생 안 해도 될 텐데!"라는 긍정 회로를 돌릴 줄 아는 남자였다.
본인이 하는 게 내 성에 안 차는 걸 알았고, 내가 몸만 회복하면 절대 본인을 시키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아는 거지.
(난 청소에 정말 진심이니까. 내가 해야 만족이 되는 피곤한 인간이니까.)
그리고 미역국도 매 끼니마다 잘 끓여줘서 잘 먹었고 내 개 2마리 도토와 도지와도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버섯군표 산후조리를 잘 받았다.
티도 안 날 만큼 조금씩 육아에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고 중간중간에 돌프가 너무 예쁘고 소중한 순간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유튜브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 영상 저 영상 보던걸 끊었다.
그래봐야 그들도 이 순간엔 전쟁이었을 것이다. 지나고 보니 저렇게 말을 하는 것이다. 저 아기와 내 아기는 다르다.
내 아기에게 더 집중하고 내 아기의 특성을 알아채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50일을 맞았다.
그렇게 '부모'모드로 전환되고 있었다.
쉽지 않겠지만 우당탕탕 육아겠지만 잘 커보자 우리!
#출산 #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