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빛 그림일기 19

살랑

by 새벽빛
<살랑>


<살랑>


체념하지 않고 두드리기에

희망의 몸짓


받아들이며 흔들리기에

사랑의 몸짓


두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터를 옮겼다. 새롭게 맞이한 터 이름을 ‘살랑’으로 지었다. 살랑. 살랑거리는 바람 같이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이기도 하고, 살림과 사랑의 한 글자씩 딴 단어이기도 하다.


함께 사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우리의 관계는 깊어져갔다. 연약하리 마치 얇은 가지가 바람에 있는 그대로 몸을 맡기며 춤추듯 흔들리듯이, 우리 셋은 서로의 어떠함을 기어코 바꿔보리라 주먹을 쥐기보다 셋의 관계 속으로 자신을 던져 넣었다. 서로를 두드리고, 또 받아들이며 우리는 흔들렸다. 부드럽게 흔들렸다. 살아있기에 흔들릴 수 있었고, 서로를 만났기에 흔들릴 수 있었다.


집은 어디에 있을까. 집은 서로가 서로를 마음으로 품어주고 만나가며 새로워지는 우리들 안에 지어지는 것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집은 공간이 아닌 켜켜이 쌓이는 시간 위에 터를 잡아간다.


살랑.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가장 먼저는 나 자신과 -

살랑거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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