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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Oct 31. 2020

시간의 단위를 활용한 동기부여

코로나 시대라는 변곡점

해가 갈수록 시간의 체감 속도는 빨라진다고들 한다. 유한한 시간 슬롯을 채워줄 것들이 점차 많아지기 때문인건지, 순간순간을 감지하는 예민함과, 그 순간들을 담아두는 기억력이 감퇴하기 때문인건지,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가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수많은 특징 중에, 시간과 관련한 차별점을 들어보면 인간만이 유일하게 본인의 '수명'이 어느 정도 되는지 인지하고 생을 영위한다는 점이다. 생의 주기에 따른 특징들을 어린 시절부터 정확하게 인지하며 각 단계에 필요한 투두들을 수행한다. 일반 동물들은 살다보니 어른이 되고, 살다보니 노년층에 접어들게 되는 것과 달리 인간은 미리 그것을 예상하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인간의 삶이란, 주어진 수명 내의 최적의 아웃풋을 뽑아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인 셈이다. 


그런데 주어지는 수명이 결코 짧지 않다. 수명을 100년이라 가정하면, 그것은 약 36,500일이고, 876,000 시간이다. 비행 시간이 5시간만 넘어가도 '비행 시간을 어떻게 떼우지?' 라는 고민이 들기 마련인데, 우리 삶은 그것의 175,200 배에 해당되는 우리 삶은 얼마나 지루한 시간인가.


빈지노(Beenzino)의 if I die tomorrow  가사 중 -  "Life's like 오렌지 색의 터널"


이 때, 1시간이 60분이고, 하루가 24시간이고, 일주일이 7일이고, 한달이 30일인 것은 인류의 문화가 안착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약속에 기반한 삶의 양식이다.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를 종교적인 이유에서 살펴보았던 대학 학부 시절 '종교와 영화' 수업에서의 가르침은, 그 당시의 진한 울림만큼이나 여전히 큰 울림을 시사한다. 어쩌면 해야할 것들이 산적해있으면서, '새로움'에 취하는 나날이었던 대학 학부시절보다, 여러 삶의 미션들을 완수하고 에너지 레벨도 한층 저하된 서른의 나이에 마주한 '시간의 단위'의 존재 목적은 더 큰 공감을 살지도 모른다.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라는 긴 터널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게끔 중간 중간 간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함이다. 나름의 자연적이고 종교적인 근거가 존재하였으나, 시간의 단위가 존재하는 궁극의 목적은 지루한 삶의 터널 속에서 숨구멍과도 같은 '활력'을 얻기 위함이라.


매일 아침 하루 일과를 머릿 속에 그리고, 

매주 월요일 한주의 계획을 구상하고, 

매월 1일 지난 달을 돌아보며 반성을 하고, 

매년 1월 1일 New year resolution을 세우고.


자칫 일상의 익숙함에 침전되어 제자리 걸음을 할지도 모를 우리로 하여금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주는 셈이다. 특히 1년 이라는 큰 단위가 변화하는 이 때에는 홀로 의지를 되새기는 것에서 나아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곤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주어지는 시간의 단위에 더해, 사실 모두들 습관적으로 인생의 큰 변곡점들을 계기로 여러 생각과 계획, 다짐을 하곤 한다. 그것은 학교의 입학과 졸업일 수도 있고, 회사의 입사와 퇴사일 수도 있으며, 인생의 큰 성공과 실패의 순간일 수도 있다. 보편적인 시간의 단위 못지 않게, 각자의 챕터 구분이야말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어 그런지 더 큰 동력으로 작용하곤 한다.


삶은 유한하지만, 그 유한한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연속적이다. 가끔 삶이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시간의 단위를 의도적으로 쪼개며 본인만의 변곡점을 만들어 보는 것을 권해본다. 훌쩍 여행을 떠나 3개월 살고 온다든지, 1개월 휴직을 해본다든지, 새로운 유형의 연애를 해본다든지, 또는 분기별 목표를 세워 달성해보려는 노력을 해본다든지 - 소소한 이벤트들 마저도 가랑비에 옷 젖듯 인생의 쏠쏠한 활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덮친 2020년, 유난히 많은 이들이 삶의 지루함을 느끼고 있고, 변곡점 마련도 이전보다 어려워 활력의 충전이 쉽지 않다고들 한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이슈 자체가 우리 인생을 놓고 보면 큰 변곡점 중 하나이다. 기원 전을 의미하는 B.C (Before Christ)를 따서 B.C (Before Covid19) 라는 농담이 있듯, 이를 계기로 다들 A.C (After Covid19) 또는 D.C (During Covid19) 를 위한 플랜을 새롭게 짜보는 것을 어떨까.



친한 동료의 좌우명, 

"하루하루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 

이제와 살펴보니, 시간의 단위를 쪼개어 단위단위 열심히 살되, 그 단위 이상의 고민은 않겠다는 의미이다.

우리 세대에 가장 적합한, 지속가능한 동기부여 마인드셋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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