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구독 가격, 어떻게 설정하고 최적화 할까?
구독 그로스에서 '구독 상품(SKU)'과 관련된 기획은 그 임팩트가 가장 직접적이다. 내가 구독하는 상품의 가격이 얼마이고 구독 갱신 주기는 어떻게 되는지, 또 그 전에 주어질 무료체험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 각 속성값들이 주요 변수가 된다. 그 중에서도 가격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곤 한다.
'가격은 어떻게 책정했나요?'
기본적으로는 국가별 1인당 GDP(국내총생산) 수치도 살피고, 주요 글로벌 서비스(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들의 구독 가격들을 일종의 빅맥 지수처럼 활용해보기도 한다. 이는 대략적인 범주를 정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 제품 구독 상품에 뾰족하게 들어맞는 가격을 찾기 위해서는, 제품 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가격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만큼 정확한 방법이 없다. 그 어느 실험보다도 간단한 실험이니 짧게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실험 준비
- 서로 다른 가격 세트를 N개 준비한다. 여러 개 준비할수록 실험 모수 확보에 시간이 오래 걸릴테니, 이 점을 고려하여 적정 개수로 준비하도록 한다.
- 각 스토어에서 필요한 SKU 들을 생성한다. 각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가이드에 맞춰 SKU 를 생성하면 되는데, SKU 생성이 처음인 경우 좀 헷갈리고 어려울 수 있다. 의도한 가격이 주요 국가별로 잘 적용되었는지, 무료체험 7일이 잘 설정되었는지 정도 더블 체크하면 좋다.
실험 작업
- 구매화면 진입을 하는 유저들을 1/N 씩 분배하여 서로 다른 가격 세트가 노출되게끔 설계한다. SKU 별 가격 정보는 모두 스토어 서버에서 내려주기 때문에 별도의 디자인 작업은 불필요하다. 호출하는 SKU ID 만 달라지는 것이다.
- QA 시 할당된 실험군에 맞는 가격 정보가 노출되는지, 결제창에 가격 표기와 무료체험 명시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실험 분석 및 위너 선정
- 구매화면은 상대적으로 모수가 빠르게 확보되는 지면이다. 배포 후 각 실험군에서 최종적으로 발생한 매출액을 확인한다.
- 가격이 저렴한 실험군일수록 Trial CVR 및 T2P CVR 이 높겠지만,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을 곱한 매출액은 낮아질 수 있다. 물론 가격이 높은 실험군에서 더 높은 CVR 을 보이는 경우도 왕왕 있다.
- 또한 가격이 낮은 실험군일수록 T2P CVR 뿐 아니라 구독 유지율이 더 높을 수 있다.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2회차 결제 매출액까지 합산하여 위너를 선정해도 좋지만, 빠른 위너 적용을 위해 1회차 결제 매출액 선에서 위너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에서 설명한 가격 테스트를 진행하려면 적정 수준의 가격 세트를 구성해야 하는데, 1만원을 설정해야 될지, 3천원을 설정해야 될지... 그 가격 세트 구성부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SKU 는 한번 생성하면 지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해당 SKU 로 구독 중인 유저가 1명이라도 존재하는한, 계속해서 코드 레벨에서 관리해줘야 한다.) 선뜻 여러 개의 실험군 SKU 를 생성했다가는 유지 보수 비용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구독을 처음 출시할 때에는 스모크 테스트를 먼저 진행하기도 한다. 일종의 예비 테스트로서 실제 결제는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유의미한 가격 세트를 한 차례 탐색해보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아예 스모크 테스트만으로 가격 위너를 선정해버리기도 한다.
실험 준비
- 가격 테스트와 동일하게 서로 다른 N개의 가격 세트를 준비하지만, 실제로 SKU 를 생성하진 않는다.
- 유저가 구독하기를 눌렀을 때 실제 결제는 동작하지 않고, 피드백 화면만 다이얼로그든, 바텀시트든, 적절한 형태로 노출하면 된다. "해당 구독 상품은 현재 준비 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이를 위한 디자인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 경우에 따라 피드백 화면에서 '구독 상품이 준비되면 푸쉬 알림 받기' opt-in 을 구현하기도 한다. 더 뾰족하게 구독 의사를 표출하는 행위를 집계하기 위함이다.
실험 작업
- 실제 SKU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어 서버와의 소통도 없다. 실험군별 서로 다른 가격이 직접 적용되면 되고, 클릭시 의도하는 피드백 화면으로 랜딩이 되면 된다.
실험 분석 및 위너 선정
- 결제를 구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매출액이 발생하지 않는다. 각 실험군별로 발생한 '클릭 수'와 '구독 상품 준비되면 알람 받기로 한 유저 수'를 집계한다.
- 가장 높은 클릭수 또는 알람 받기 수를 발생시킨 실험군 3-4개를 선정하고, 해당 3-4개의 실험군들을 대상으로 실제 결제까지 구현된 가격테스트를 이어 진행한다.
- 또는 단 한개의 실험군을 그대로 위너로 선정하여 일괄 적용한다.
사실 가격 테스트는 날이면 날마다 할 수 있는 실험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SKU 생성은 유지보수 측면에서 조심스럽고, 잦은 가격 변동은 유저들에게도 좋지 않은 사용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 주기를 갖고 반드시 진행해야 할 실험임은 분명하다. 적절하지 않은 가격 하에서의 구독 그로스는 임팩트가 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품은 지속적으로 변모하고, 그만큼 유저의 여정도 달라진다. 절대적인 구독의 가치도 변할 것이고, 제품 내 맥락 내에서 유저가 상대적으로 느끼는 구독의 가치도 변할 것이다. 그 가치를 수치로 나타내 주는 것이 구독 가격이다. 우리 구독 상품의 가치가 현재 얼마 정도 되는지, 그리 어렵지 않은 가격 테스트로 적정 가격을 찾아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