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벤치에 앉아 하늘을 하릴없이 바라보다 구름들이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언제나 생각보다 구름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구름들이 어느 기점으로 흩어지며, 사라졌다.
작디작은 새털구름도, 커다란 뭉게구름도 하늘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고, 끝내 자신을 잃었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눈이 시리도록 파랗게 반짝이는 하늘 아래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헤아리던 중이었다.
잃어버렸다고 해도 될까.
내게 속한 적은 없었지만, 내 손에 닿은 적은 없었지만, 나를 위해 보내진 것.
하늘과 하늘, 땅과 땅 그 어디쯤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잃어버렸다.
어쩌면 그의 언저리에서, 또 어쩌면 나에게 닿기 직전의 나의 언저리에서.
혹은 그와 나의 사이 중간 어디쯤, 잃어버렸다.
그가 작은 소포를 보냈을 때엔 서로의 마음이 하나였으나, 내게 도착하기도 전에 다시금 둘이 되었다.
그리하여 끝내 내게 닿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내게 도착하지 못한 것은 그의 마음.
그의 마음과, 함께 꿈꾸던 미래와, 우리였던 지난날들을 놓쳤다, 나는.
너무 오랜 시간, 내게 돌아오지 않는 것은 결국 놓아버리게 된다.
놓쳐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안달복달하다가, 돌아오지 못함을 인정하게 된다.
영영 헤어진다는 것을, 영영 사라진다는 것을 끝내는 받아들이게 된다. 영영.
하늘과 하늘 그 어딘가에 닿지 못한 마음이 있다.
그 안에 고립되어 버린 마음이 있다.
그렇게 삶은 흘러간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
놓쳐버린 채.
마음 한 구석의 커다란 구멍을 남긴 채.
그 구멍의 깊이를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