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전환에 청소만 한 것이 없죠.
저는 청소하는 것을 썩 좋아한답니다. 전문 업체처럼 깨끗하게 잘하지는 못해도 즉각적으로 변화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이 과정이 즐겁고 만족스러워요.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 하루이틀 미뤄봐도
3일째에는 일어나 부지런 떠는 나를 볼 수 있어요.
널브러진 것들을 오래도록 보는 게 더 싫거든요.
그래서 마음속 공간도 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원치 않던 오지랖, 위로를 빙자해 나를 깎아내리는 말과 은근한 자랑, 일방적으로 배설하듯 쏟아낸 감정 쓰레기처럼 어쩌다 내게 와버린 타인의 짐은 나의 내면을 어지럽게 해요. 그렇다고 돌려줄 수 없으니 잘 정리해서 버려야겠죠.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로부터 적절한 거리을 유지 하면 이런 것을 덜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내 바램과 달리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받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본인의 짐이 너무 무거우니 다른 이에게 넘겨줌으로써 가벼워지고자 하는 의도겠지만 아마 큰 효과는 없을 겁니다.
우리도 그저 넘겨받았을 뿐이니, 그것들로 인해 소중한 공간이 훼손되지 않게 유지보수에 신경 써 볼까 봐요.
일단 잔뜩 미루고 쌓아둔 것들의 먼지를 털어내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