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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의 자부심,
AKG 아트 뮤지엄 ①

뉴욕주 버펄로 이야기 09

by 서울반희

버펄로 AKG 아트 뮤지엄 (Buffalo AKG Art Museum)


예전 근무하던 대학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그 미술관을 다시 찾았다. 오며 가며 발길이 머물렀던 곳, 오래된 마음속 조각들이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곳이다.


| 버펄로의 자부심, AKG 아트 뮤지엄


버펄로 AKG 아트 뮤지엄은 뉴욕주 버펄로의 델라웨어 공원 (Delaware Park, 뉴욕 센트럴팍 조경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 디자인) 안에 자리한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 중 하나다. 이곳은 모더니즘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컬렉션으로 유명하며, 피카소, 마티스, 폴록, 앤디 워홀, 루이스 부르주아 등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예술 문화 도시, 버펄로의 자부심이다.


특히, 1905년 개관한 알브라이트-녹스 미술관 (Albright-Knox Art Gallery)이 대대적인 확장 후 2023년 AKG Art Museum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새로 증축된 건들라흐 빌딩 (Gundlach Building)은 투명한 유리 구조 (Glass Pavilion)로 설계되어 ‘열린 미술관(Open Museum)’의 상징이 되었다.


바로 옆에 자리한, 기존 박물관 중앙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윌머스 빌딩은 1905년 완공된 알브라이트 빌딩 본관의 대표적인 구조다. 고전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으며, 대리석으로 된 도리아식 기둥과 높은 천창을 가졌다. 고전적 기품을 지닌 이 빌딩은 1905년의 시간과 함께 조용한 깊이를 품어낸다.


그 옆에 있는 윌슨 타운 스퀘어가 자리한 녹스 빌딩은 넓고 따뜻한 공간 속에서 사람과 예술, 배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일상의 숨결을 예술로 바꾸어준다.


버펄로 AKG 아트 뮤지엄을 구성하고 있는 이 세 건물은 서로 다른 숨결을 품은 채 서 있다. 서로 다른 시대의 빛과 결이 만나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이곳, 미술관 전체가 마치 천천히 호흡하는 거대한 작품처럼 느껴진다.


| 건물이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 건들라흐 빌딩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옛 미술관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다. 만나자마자 유리와 빛이 맞닿아 투명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건물에서는 현대미술의 생동감이 미묘한 떨림처럼 퍼져 나간다.


투명한 유리 구조의 글라스 파빌리온 건들라흐 빌딩 외관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미술관 천장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자연광이 특별하다. 전시관을 이동할 때마다 유리 너머로 스며드는 외부 공원의 풍경이 또 하나의 작품처럼 눈앞에 다가온다.


유리 벽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잊게 만든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 전시 작품을 보러 들어왔지만, 사실은 그 안을 걷는 순간순간이 더 큰 예술이다.


찾을 때마다 새롭고 다채로운 전시가 펼쳐지는 곳, 모더니즘의 숨결부터 동시대 미술의 생동감까지, 이곳의 컬렉션은 늘 새로운 시선을 선물한다.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선택받은 느낌이고 기분 좋아지는 이름들, 인상파 화가에서 팝아트까지 세계적 거장들을 다시 만났다.


예술과 건축, 그리고 자연이 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이 공간, 오랜 시간 곁에 있어준 장소가 더 아름답게 변모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때의 추억이 새로운 빛을 입어 되살아나는 듯한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


| 버펄로 AKG 아트 뮤지엄 외경 : 건들라흐 빌딩. 윌머스 빌딩. 녹스 빌딩


| 고전적 기품을 지닌 '윌머스 빌딩'

| 윌머스 빌딩 후면


| 투명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건들라흐 빌딩'

건들라흐 빌딩과 윌머스 빌딩이 만나는 구간


| 건들라흐 빌딩 내부



| 갤러리 내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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