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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作 <멈추지 않는 도전>

by 성찬

박지성 作 <멈추지 않는 도전>

밑줄 쫙 그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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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 주려면 마음이 곱고 잘 참을 줄 아는 여자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 나보다 더 배려가 깊고 슬기로워 주위 사람들, 특히 부모님에게 나를 대신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축구선수로서 하면 안 된다고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내 소신을 굽힐 수 없었다. 몇 번인가 맥주 한잔하러 가자고 권하던 친구들도 초지일관 “나는 안 할래”를 연발하는 나에게 두손 두발 다 들고 말았다.


▷내 발은 운동하기에는 최악이라는 평발이다. 솔직히 나도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이 사실을 처음 알았다. 월드컵 대표팀 주치의가 부상 부위를 살펴보다가 우연히 내 발을 보고는 깜짝 놀라 말하는 것이었다.

"이 발로 축구를 하다니! 힘들지 않았나?"



힘들기는 했다. 러닝을 심하게 한 날이면 발이 아픈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축구선수라면 당연히 발이 아픈 줄 알았다. 그렇게 혹사시키는데 누구 발인들 아프지 않겠는가. 평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다른 선수들과 큰 차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오만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내젓는 나를 설득하느라 부모님은 또 한바탕 곤욕을 치르면서도 학창 시절 내내 한 해도 ‘개구리 보약’을 거른 적이 없었다.


맨땅에서 경기를 하면 기술이 좋은 선수들은 잘하기 힘들다. 따라서 체격이 좋고 체력이 강한 선수들이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보다 더 주목받게 마련이다. 나의 신체적인 조건은 우수한 선수로 인정받는 데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 체력은 좋았다. 다만 체격이 워낙 왜소하다 보니 체력마저 떨어져 보인 것이 내 핸디캡이었다.

"발재간과 감각은 있는데, 키가 작아서…."

체격 좋은 선수들이 툭 밀면 쓰러져버릴 것 같은 내 모습에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말끝을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혹시나 타고난 체격 때문에 아들의 꿈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셨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어차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했잖아. 맨유!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좋아, 도전해 보자!’


▷“아버지, 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않았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지 않았을 거예요. 이제는 도전을 즐기면서 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동양에서 온 작은 체구의 선수지만 맨유에 입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서로를 인정했다. 그것이 맨유 선수들의 자긍심이었다.

'누구든 우리 팀에 온 선수는 세계 톱 클래스'라는 프라이드. 이 자신감과 긍지가 오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있게 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산소 탱크’라 부르지만 고백하건대 나 역시 뛰는 것을 그다지 즐거워하지 않는다. 시간이 날 때도 밖에 나가기보다 집 안에서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내 성격만 보아도 뛰는 것은 내 적성은 아니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활달한 성격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다가가 말을 붙이거나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표현하지 못하는 대신 자구책을 마련하면 된다.

내가 애용하는 방법은 인사와 약속이다. 기본이 허술하면 좋은 축구선수가 될 수 없듯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기본적인 덕목이 원만한 관계의 시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친화력은 부족하지만 누구에게나 열심히 인사를 한다. 인사만큼 플러스 효과가 높은 처세술도 없다. 그리고 일단 친해지고 나면 먼저 웃으려고 노력한다.


▷또 한 가지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다. 성실함의 바로미터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합숙과 훈련이 대부분인 선수생활에서 약속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프로 선수가 되면 약속 잘 지키는 것이 자기 관리와 직결된다. 특히 국가대표팀이 소집될 때는 약속을 어기지 않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쓴다.



학원 축구에서 지도자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지도자 눈 밖에 나면 선수 생명은 끝이라고 보아도 틀림없다.



▷수원 공고 졸업을 앞두고 나는 우울했다. 대학과 프로팀, 어디서도 나를 원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학종 감독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별로 달라질 것이 없었다. 돌아오는 답은 언제나 “체격이 너무 작아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팬들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타 없으면 경기장에 갈 필요가 없다’는 식의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스타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스타는 항상 새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축구를 즐긴다는 것,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즐겁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한 듯하다.


▷행운이 내 성공의 많은 부분에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행운도 따르지 않는다는 게 내 개인적인 소신이다.


▷오른발로 다시 트래핑을 하며 그 선수를 제치는 동시에 왼발로 강슛! 골네트가 출렁거렸고 나는 미칠 것 같은 흥분에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관중들을 향해 골 세리머니를 하고 벤치를 돌아보자 히딩크 감독이 손짓을 하고 있었다. 마치 나를 부르는 듯한 그 손짓에 나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벤치로 달려가 히딩크 감독 품안에 안겼다.



서평.

손흥민의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이 돋보기라면, 이 책은 현미경 수준.

공통된 메시지는 '준비된 자에게 행운이 온다'라는 것.

디테일한 설명과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 20년 전 이야기인데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아들때문에 읽긴 했는데, 술술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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