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걷다 보면, 차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만나는 막강한 빌런이 있다. 세상 어떤 길이라도 못가는 길이 없어보이는 그들, 바로 바이크족이다. 세련되게 얘기해서 바이크족이지 대다수 배달오토바이를 지칭하고 싶다.
혹자는 모든 오토바이가, 아니 배달오토바이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대다수가 그렇다고 단언할 만 하다. 이런 빌런들은 택시보다 더 빈번한 횟수로 눈에 띈다. 하루 10여회는 기본 만난다.
차도는 자신들의 질주 본능을 만족시키는 스피드웨이이며, 인도는 잔재주를 부릴 수 있는 끼의 현장이다. 1개 차로에 차 2대가 들어갈 수 없음에도 끼어드는 건 기본이며, 빨간 신호등은 그들이 애벌레처럼 앞으로 기어나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표식인 셈이다.
무단횡단자와 견줄만큼 (운전하며)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도 자주 볼 수 있으며, 자신은 바퀴달린 사람이라며 최근 많아진 퀵보드에 지기 싫다고 땡깡 부리는 듯 하다.
이런 빌런들을 한 번 쯤 안 만나본 사람 없을 정도다. 너무 많다. 한문철TV 단골 손님이다. 사고 났다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그들의 무질서들.
사고 발생 원인을 제공한 빌런이 누워서 아프다고 소리치면 '4바퀴 운전자'는 가해자가 된다. 바퀴 수로 가해자 피해자를 나누던 쌍팔년도식 판정을 아직도 경찰들은 하고 있다. 자동차와 사람이 사고났을 때 '무조건' 자동차가 잘못했다는 식의 판정이다. '교통사고사실확인원'에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눈 2분법적 논리를 그만해야 한다는 변호사 한문철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경찰에게 '가해자'로 판정난 '바퀴 4개 운전자'는 노상 머리를 숙인다. 근데 그게 먹힌다. 최근 판례가 많이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보수적 성향에서 판단이 대다수라 아직도 2륜이 대체로 승리한다.
필자가 주창한 도로정화캠페인의 주된 목적지가 택시와 오토바이라니, 씁쓸하다. 먹고 살라면 신호 몇 개는 위반하고 죽을 뻔한 고비도 몇 번씩 넘겨야 하며, 영하의 날씨에 무릎과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고통에도 달려야 하는 숙명이니 눈웃음으로 사태를 무마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한 번 묻고 싶다. 최근 법규를 그나마 잘 지키는 바이크가 늘어가는 이 때, 아직도 제 세상인 양 차도를, 혹은 인도를 휘젓는 마음가짐은 뭔지. 신호 잘 지키는 바이크들이 오히려 이상해 보이는데 말이다.
택시기사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길에서 언성 높이며 다른 운전자와 싸움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처맞아도 별로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휴대폰을 보며 운전하는 바이크를 볼 때면 '또 어떤 선량한 운전자를 전과자로 만들려나' 싶어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대체로 휴대폰 2~3개를 거치해놓고 손가락을 정신없이 움직인다.
▷자신이 빠르다고 생각지 말라.
자만하지 말라. 누군가가 브레이크를 밟아 양보했음에 당신이 앞질러 갈 수 있음을 알라.
▷신호등 한 번 지켜보자.
신호등 앞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고 서 있는 바이크를 보면 낯설다. 그래도 멋지다.
▷예측 출발로 비명횡사하는 사람 여럿 봤다.
오토바이는 살짝 부딪혀도 중상이다. 즉사 하는 사람 많다.
▷버스전용차로 들어와 빨리 가려다 저승 빨리간다.
역과된다. 버스전용차로는 중앙선과 동일하다. 정체 시 종종 들어와서 내빼는 바이크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러다 죽는다.
▷이면도로는 천천히, 인도는 출입금지다.
이면도로나 인도에서 특히 과속을 많이 하던데, 그러다 보행자 살짝 스치면 당신은 도로에서 사고로 만났던 가해자(4바퀴 운전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거울치료 바로 진행된다.
▷주행 시 휴대폰 보지 말라.
휴대폰 보면서 하위 차로 주행하는 버스 앞에서 천천히 가지 말라.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경적을 울려도 소요없는 경우 많다.
▷차량 흐름을 보면서 차도에 주차해라.
출퇴근 바쁜 시간, 정체하는 차도에 버젓이 주차해 놓는다. 주문 들어와서 매장에 들어간 모양이다. 버스 정류장이고 뭐고 상관없다. 그 곳이 어디든 매장 앞 차도에 주차해 놓는다. 오토바이 기사는 버스 안 승객 40여명의 시간을 도둑질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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