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다가 문에 끼였어. 돈 내놔."

by 성찬

지하철과 다른 '버스 문 끼임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버스 입구 문 끼임 사고가 가끔 일어난다. 이 사고는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나진 않는다. 출발하려는 차량에 억지로 올라서려는 욕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반면 출구 문 끼임 사고는 센서 작동으로 크게 일어나진 않으나 이는 버스 기사의 책임이 적다고 말할 수 없다.


가끔 말이다. 가끔이다. 자주는 아니다. 대부분은 정상적 사고를 지니고 정상적인 행동을 하신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버스 기사를 포함하여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질서를 지키고 평균의 문화의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출입문을 닫고 출발하고자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사실 출입문이 닫히기 전에 고개를 돌리면 위험하다) 갑자기 발을 문 사이에 들이민다거나, 손으로 문을 막아보려는 <어벤저스> 빌런같은 인물들이 등장하신다.


그들은 나뒹굴고, 책임은 기사에게 있다며 합의금 100만원 혹은 수백만원을 부른다. 경찰에서도 책임은 기사에게 떠넘긴다. 거울에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궁금하다. 어디서 나왔을까.



대다수는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가, 정확하게는 휴대폰을 처보시거나 다른 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버스가 문 닫고 떠나려는 찰나에 손과 발을 이용해 자신의 승차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다.




<한문철TV> 등장하는 여성 승객은 대체 왜... 뭘 하다가... 무슨 생각을 하다가... 문이 닫히려는 찰나에 승차하려고 했던 것일까. 문에 일부러 몸을 끼우려고 타이밍을 엿봤다고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한 타이밍이다. 해당 버스 기사는 충실하게 오른쪽 거울을 끝까지 지켜보며 '안전'을 사수하고 있다.


<한문철TV 참고 영상>

https://youtu.be/CurH2teWkzs?si=ouq0qBi1GF2YnL9_



법원도 기사편이 아닌 듯 하다. 버스 내 안전사고 책임의 핵심 인물은 버스 기사라는 이야기다. 판사에 따라 버스 기사는 '무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무슨 날벼락인가. 생업을 한 순간에 놔야하고, 벌금과 합의금, 치료비 등등 생각지도 못한 빌런 공격에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그 승객도 잘못이 없다고 항변할 수 있다. 다른 버스 타려다가 마음을 바꿨다고. 조금 늦게 탄 것 뿐인데 문에 끼였다고. 그래서 아프다고. 돈 내놓으라고.


그럼 지하철을 한 번 보자.

지하철(전철) 문 닫힐 때 몸을 비집고 뛰어들어가다 문에 끼이면, 문이 다시 열린다. 저 멀리서 기관사가 열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몸이 끼었을 때 기관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 합의금을 요구하는가? 기관사가 벌금맞고 사고 이력에 한 줄 올라가는가?



그럼 버스 기사는 뭘까.
지하철은 되고, 버스는 안 된다. 이 무슨 개똥같은 이야기인가.


동일한 상황의 전제하에 지하철 기관사는 책임이 없고, 버스 기사는 책임이 있는 것인가. 승객들도 지하철 기관사에는 관대한데, 버스 기사에게는 책임 추궁하는 것인가.


엄밀히 따지면 닫히는 문에 손이나 발을 넣는 것 자체가 '셀프 타격'이다. 버스 차체를 두들겨도 될 일을 굳이 손과 발을 닫히는 문을 보면서도 넣는다. 그러다 다치면 기사 책임이라니. 이 무슨 넌센스란 말인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정확하게 나눌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무사고다. 항상 출발을 천천히하며 10m 정도 전진할 때까지도 고개를 똑바로 돌리지 않는다. 곁눈질로 앞을 바라보며 운행을 시작할 정도다. 그 정도로 뒤에서 뛰어오는 승객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다 끼이니까. 바퀴 역과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이제 마음을 많이 내려놨지만, 아직도 인성 제로에 모든 상황에 뻔뻔하고 당당한 동물들이 너무 많다. 말하는 동물들이. 그저 적게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다. 전혀 만나지 않을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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