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버스기사의 절규
일반인들은 저상버스와 일반버스(계단있는버스)의 차이점을 그저 '계단 유무'로, '승하차 편리성'으로 판단할 뿐이다.
그 속내를 면면히 알지 못하는 그들은 버스기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채, 승하차한다.
...
상기 공고문은 어느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작성한 것으로
저상(자동) 버스를 운행하는 선배 기사들에 대한
'개빡침'을 완곡하게 표현하고자 만든 공고문이다.
본 공고문을 이해못하는 일반인을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1.저상(자동) 버스는 일반(수동) 버스에 비해 스타트는 물론, 가속 능력, 테너지 점수 등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함. 특히, 대우 버스는 버스기사들이 매우 기피함.
2.이에 저상 버스 뒤에 배차된 일반(수동) 버스 기사는 앞의 저상 버스가 쏜살같이 내빼며 앞차에 붙어가며 간격을 벌리면, 뒷차는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게 됨.
3.앞차가 떠난 후 뒷차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길어 승객이 많이 누적되며, 이를 모두 승차시켜야 하므로 점점 간격은 더 벌어지고 승객은 많아지는 악순환이 시작됨.
4.특히, 출퇴근 시간에 이런 행태를 벌인 선배들의 행태에 후배들은 말도 못하고 속으로 울분을 참아내야 함.
5.보통 선배들이 저상버스를 배차받기 때문임.
6.이를 모르는 승객들은 이러한 상황을 전혀 모른채 '왜 버스가 이렇게 늦게 오지?'라고 의문을 가질 뿐임.
7.이러한 앞차를 보통 '개양아치' 버스라 부르며, 뒷차는 차고지에 들어와 상호 주먹다짐을 할 정도로 버스 기사에게는 매우 민감한 사안임.
8.보통 운행하는 3~4시간 동안 뒷차는 많은 승객들을 태우게 되며, 다른 차들은 혼잡한 경우가 빈번해도 '개양아치 앞차'는 승객을 거의 태우지 않아 빈차로 운행하게 됨. 그 만큼 편안한 운행이 보장됨. 이를 노린 행위는 양아치 기사들에게는 일반적인 상황임.
저상버스의 횡포(?)에 대한 일갈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다행히 저상버스 공급이 많아지고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이 과거보다 월등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모 버스회사는 저상버스를 100% 보유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도 않겠지만.
하지만, 일반버스를 위한 저상버스의 배려는 아직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
선배로서 부끄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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