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면접 질문들(서울 시내버스)
면접은 서류 전형에서 최종 합격자의 4배수를 통과시켜 치르는 과정이다. 회사가 최종 합격 예정자를 4명으로 정했다면 약 16~20명 면접을 보며 회사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른다. 단독 면접도 있지만 3~4명씩 함께 면접 전형을 치른다.
여러 동료의 경험담과 필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면접 질문 유형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버스 운행과 관련된 직설적 질문, 다른 하나는 과거 경력과 인성에 대한 우회적 질문.
“밤늦은 시간에 술 취한 승객이 타서 시비를 겁니다.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버스 정류장에 택시가 주차해 있습니다. 승객이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에 어떻게 정차하시겠습니까?”
“앞차와 간격이 심각하게 벌어졌습니다. 당신의 행동은?”
“직장 동료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면접 시 까다로운 질문을 받으면 마땅한 대답을 찾기 어렵거나, 정답도 없을뿐더러, 단순 명료하게 대답하기도 어려울 때가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어?”라고 반문하고 싶다.
이런 질문을 통해 취업 준비생들의 심리와 인성, 성향 등을 파악한다고 하는데, ‘고작 종이 몇 장과 몇 분간의 질문 대답으로 파악이 될까?’라는 의문은 매번 남는다. 그래서 대답을 하는 데 더 고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 짧은 시간 내에 경쟁자들보다 회사 입맛에 맞는 다른 대답을 해야 하니까.
버스 면접 시 서울시에서 두 명의 면접관이 지원을 나오지만, 당락은 회사가 쥐고 있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원하는 대답을 하는 게 좋다.
서울시 직원은 운행과 관련된 질문만 한다. 질문도 1~2개로 끝난다.모든 회사가 같겠지만 회사 임원의 질문은 대체로 회사에 득이 될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까다로운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의 인성을 파악하는 셈이다.
참고로 경기도나 마을버스, 기타 비준공영제 지역의 면접 질문은 어렵지 않다. “예,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시 시내버스와 달리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대체로 합격이라고 보면 된다.
TIP. 3년 이상 ‘무사고+사업용 자동차 운전 경력’ 있어야 ‘합격선’
서울시에서 2020년 7월부터 시행한 ‘서울 시내버스 운전직 채용 관리시스템(이하 1차 시험)’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실력으로 채용될 수 있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채용의 장이 열렸기 때문.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1차 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더라도 마냥 좋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1,000~2,000명 정도 채용 인원을 공지하고 1.5배수(2021년 1분기까지 3배수였음)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약 1,500~3,000명 정도다. 이렇게 많은 인원을 선발하면 1차 시험의 커트라인이 낮아져서 응시자 대다수가 합격하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2차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 발생. 2차 시험인 버스 회사 서류 전형 및 면접에서 버스 회사가 미리 합격생을 정해놓고 선발하면 끝이다. 매스컴에서 늘 떠들던 정치인들의 ‘채용 비리’, ‘채용 청탁’이 100% 사라질 수 없는 맹점이 여기에 있다. 1차 시험을 통과한 ‘청탁자’들이 특정 회사에 합격했을 때 불합격자들이 이의 제기를 한다고 해도 가려낼 방법이 없다.
서울시에서 2021년 2분기부터 서류 전형 평가점수표를 변경했다. 지원 가능 점수가 70점이다. 2년 미만 경력자는 무사고, 무벌점이어도 총점 60점으로 지원조차 못 하게 됐다. 기존에는 1년 이상이면 지원 가능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 내 <서울 시내버스 운전직 채용 관리시스템 서류 전형 안내> 페이지 참조)
결국, 3년 이상 ‘무사고와 사업용 자동차 운전 경력’이 있어야 ‘채용 비리 없는 회사’에 합격할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확인할 길 없는 ‘채용 비리 회사’에 지원했다면 거의 불합격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 것이다. 이래저래 버스 회사들의 자정 노력이 없으면 근절되지 않을 우리 시대의 폐단이라 할 만하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서울시에서 커트라인 점수를 공개하지 않기에 정확한 점수를 모름) 경력이 5년 이상 총점 90점은 되어야 겨우 1차 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웬만한 경력으로는 지원도 못하는 현실.
점점 더 서울 시내버스 입사가 어려워져 기존 사원들의 이직이 쉽지 않고 버스 회사의 입지는 높아지고 있다.
<해피버스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