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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교육청 Nov 08. 2019

수의사 하는 일은? 박정윤 수의사 2편

“수의사 되는 법” “수의학과 대학” 등 수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교육나침반이 박정윤 수의사님을 만났습니다. 지난 1편에서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하며 수의사로서 일을 하며 힘들고, 좋았던 일들을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동물농장에 출현했던 이야기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동물병원 이야기 등 더욱 풍성하게 준비했어요. 박정윤 수의사님과의 인터뷰 2편을 시작할게요~





박정윤: 동물농장은 처음에 출연자였어요. 동물단체에서 구조했던 버려진 노견 ‘꽃님이’때문에요. 꽃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와 1년 8개월을 함께 살았는데도 우리를 모른 척하는 꽃님이가 마음을 열어주길 바랐고요. 또, 방송에서 꽃님이를 보고 사람들이 자신들이 버린 강아지가 어떤 상처를 갖고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박정윤: 방송 후 꽃님이는 저희 집에서 엄마가 돌봐주셨어요. 꽃님이가 워낙 노견이고 신부전 간질환 등으로 투병을 해야 해서 병원보다는 집이 나을 것 같았어요. 꽃님이는 새로운 가족인 우리와 2년 정도 잘 지냈고, 특히 매일 함께 있던 엄마와는 각별한 사이가 됐죠.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는 꽃님이는 엄마 냄새가 나지 않으면 막 소리쳤고, 24시간을 엄마와 함께 있기를 원했어요.

꽃님이가 제가 가르쳐 준 것이 많아요.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까지 저는 동물은 그냥 사랑스럽고 ‘귀여운’ 존재였어요. 그런데 꽃님이와 함께한 촬영 이후 동물 ‘어르신’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깊이 있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러면서 좀 더 깊이 있는 마음과 다양한 감정을 가지는 동물을 열린 눈으로 보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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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

https://youtu.be/HrtFmz5o7V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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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올리브동물병원 홈페이지


박정윤:  특별한 계기는 없고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멀리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은데, 특히 나이 든 동물들이 많았어요. 나이가 든 동물들은 대부분 섬세한 배려가 필요해요. 몸을 돌보는 것만큼 마음도 돌봐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저희 병원이 충족시켜줬나 봅니다. 또 제가 유난히 나이 든 멍냥이들에게 애정이 깊기도 했고요. 살아온 세월, 받아온 사랑만큼 동물들은 빛이 나고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도 더 뛰어나요. 교감의 깊이도 다르다고도 생각하고요. 

개, 고양이의 10살은 사람의 60살이 채 안 돼요. 사람도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멍냥이들의 수명을 좌우하죠. 그런 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병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예 노령동물 전문병원을 하게 됐어요. 사실, 일반병원보다 까다롭고 어려운 일도 많아요. 하지만 매 순간 더 많이 배우고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정윤: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자기들이 나이가 든 걸 잘 몰랐어요. 늘 제가 우리 아이들의 나이를 많이 줄여서 말했거든요. 그게 비결일까요~?! ^^ 




박정윤:  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왜 키우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솔직히 물어보세요. 외로워서인지, 순간적 충동은 아닌지, 시간적인 경제적인 여유는 있는지 등을 말이죠. 동물을 키우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힘들고 귀찮은 일이 더 많아요.

내가 누군가를 위해 15년~20년을 희생할 수 있는 결심이 없으면 포기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귀여운 모습이 아니라 병들고 더러운 모습이어도 변함없이 좋아할 수 있는지도 의심해보세요. 


동물을 버리는 사람은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버린답니다. 좋아하는 마음만 있고 책임을 질 수 없으면 동물을 키우다 포기하게 되고 여러 가지 핑계와 이유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죠. 준비 없이 반려동물을 키우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출처- pixabay 아프리카앵무새


박정윤:  닭과 오리를 집에서 키우시던 분이 있었어요. 닭의 수명이 20년인 걸 그때 처음 알았죠. 7-8살 정도 된 닭이었는데, 보호자분이 정말 정성으로 키우셔서 겉보기에도 남달라 보이는 닭이었죠. 벼슬에 보습제도 뿌려주시고, 늘 좋은 음식을 챙겨주셨죠. 닭의 건강검진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채혈하는데 아주 애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또, 아프리카앵무새라는 앵무새가 모래주머니가 찢어져 수술을 하러 온 적이 있었어요. 특수동물을 진료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조류연구소 소장님이셨던 보호자님의 강력한 요청으로 수술을 하게 되었죠. 다행히 수술을 잘 마쳤는데, 거의 끝날 무렵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했던 아찔한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저는 이색동물을 키우는 것을 찬성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이미 키우고 계신 분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요^^;; 라쿤이나 사막여우를 키우고 싶다고 집에서 키우는 분들이 가끔 계시는데, 사실 그 동물들은 야생에서 자라야 하는 게 정상적인 거예요. 다양한 동물이 반려동물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윤:  부끄럽지 않은 수의사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맨 처음 수의사가 되었을 때의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외국에 가면 70세가 훌쩍 넘은 분들이 동물병원을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에서 여든 살이 된 할머니 원장님을 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오래 현역에서 진료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동물과 사람을 함께 이야기하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근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현재는 병원 일만으로도 벅차더라고요. ^^

박정윤:  가능한 동물을 키워보셨으면 좋겠어요. 동물을 키우면서 힘든 부분도 경험하고 이별도 경험하는 건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머리로만 보호자를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를 하고 싶다면 사람도 그만큼 좋아해야 해요. 임상수의사는 휴일도 주말도 없는 경우도 많아요. 아픈 동물도 또 그 동물을 반려하는 보호자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동물도 사람도 많이 이해하려는 단단한 학생들이 수의사를 희망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죠...! 





“수의사 되는 법” “수의학과 대학” 등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1편에 이어 박정윤 수의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의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이해하는 마음을 강조하셨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수의사 박정윤 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수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요!



수의사 박정윤을 만나다 1편

https://brunch.co.kr/@seouledu/273





[출처] 서울시교육청 블로그 '서울교육나침반'

https://blog.naver.com/seouledu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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