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유전학, 그리고 사랑의 대물림에 대하여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 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by seoul

“금사빠의 유전학, 그리고 사랑의 대물림에 대하여”


우리는 어쩌면 미숙한 사랑을 대물림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진화했지만, 감정의 방식은 여전히 서투르다.
사랑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결국 사랑 앞에선 늘 서툴고, 때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주말 밤, ‘우주메리미’ 드라마를 보며 웃었다.
유쾌한 전소민의 청춘 로맨스, 그리고 뜻밖의 멜로라인 — 최우식이라니.
리얼리티 예능에서 보던 그 엉뚱한 남자가,
멜로 속에서는 어쩐지 낯설고 또 끌렸다.
나는 그런 장면에 쉽게 빨려 들어가는 사람이다.

아, 이 금사빠 기질은 정말 대물림되는 걸까.
드라마를 보며 괜히 아들을 떠올렸다.
“얘도 커서 나처럼 금방 마음을 주는 사람 되면 어쩌지…”
농담처럼 웃었지만, 그 안엔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사랑에는 기술보다 체질이 먼저 온다.
엄마인 나도 마음을 잘 못 넣어두고 살아왔다.
그래서 이사단도 겪었고, 후회도 많았다.
거지 같은 인연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을 믿고 싶다.

아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의 마음, 제발 한 번쯤은 넣어둬라.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면, 괜찮다.
그건 나를 닮은 거니까.”

엄마는 못했지만,

너는 나와 다른 세대를 살고 있잖니.
사랑의 모양이 여러 개이고,
좋음이 겹겹이 쌓인 베스킨라빈스 31 같은 시대를 살고 있잖아.

우정도, 연민도, 동정도,
그리고 진짜 사랑도 모두 다른 이름의 온도라는 걸
그냥 알고만 있어도 좋겠다.


사랑의 모양이 달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마음의 예의와 방향이다.


사랑한다, 내 아들아.
우리가 대물림해야 할 건 미숙함이 아니라,
그 미숙함 속에서도 다시 사랑을 시도하는 용기다.



“사랑은 완벽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미숙함을 인정한 사람이 계속 시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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