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나이를 먹었지...
벌써 2회 차 모닝칼럼 —
– 무감각과 감각 사이에서, 스타벅스 한 모금의 자조 –
나는 요즘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나, 혹시 무감각해진 걸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감각은 있다. 너무 많다.
단지 움직이기 싫을 뿐이다.
게으름이 내 몸속에 눌어붙은 듯, 머리는 무겁고 몸은 둔하다.
오늘도 집에 있었다면 아마 침대 위에서 멍하니 누워 있었을 것이다.
그럴까 봐, 억지로라도 카페로 나왔다.
‘그래, 사람 구경이라도 하자.’
이것도 일종의 정신 건강 관리라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카페 한가운데 앉아 나는 여유로운 아줌마의 역할을 해본다.
잔잔히 커피를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몰아친다.
“나 괜찮아요~ 나 여유 있지요?”
이렇게 연기라도 해야 덜 초라하니까.
사람들을 본다.
누군가는 노트북을 켜고 일하고,
누군가는 친구와 수다를 떨고,
누군가는 나처럼 그저 앉아 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아침부터 여기에 앉아 있을까.
커피를 즐기러? 일하기 싫어서? 혹은, 숨 좀 쉬러?
나와 다르지 않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타벅스를 좋아한다.
커피 맛 때문은 아니다.
브랜딩 때문이다.
사이렌 로고, 시즌마다 바뀌는 굿즈, 그리고 묘하게 ‘성공한 사람의 냄새’가 나는 공간 연출.
‘이래서 다들 스타벅스로 오는구나.’
마케팅적으로 참 대단하다 생각하면서도, 결국 나도 그 안에 앉아 있다.
얼마 전 강릉 여행을 앞두고 아트박스에 갔다.
귀여운 다이어리를 보며 한참을 망설였다.
결국 사지는 못했지만, 며칠 뒤 조카들을 떠올리며 큰맘 먹고 왕창 사서 선물했다.
그렇게 물건을 보내놓고 돌아온 건 예상치 못한 스타벅스 모바일상품권.
‘내가 좋아하는 걸 기억해 줬구나.’
그게 너무 고마웠다.
오늘은 그래서, ‘프리패스 데이’다.
선물 받은 상품권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마음껏 여유 부린다.
스타벅스의 커피 한 잔은 오늘의 면죄부이자 자기 위로다.
나는 게으르다.
하지만 여전히, 느낄 줄 알고, 감사할 줄 알고, 웃을 줄 안다.
그게 어쩌면 지금 내가 가진 마지막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게으른 나를 미워하지 말자.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 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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