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수업, 커피는 참을 수 없어
4회 차 애프터눈 칼럼 —
– 의욕이 꺼진 세상에서,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법 –
아이 참관수업에 참여해야 하는데
도통 의욕이 나지 않는다.
참관석에 무리 지어진 어머니들
그리고 멀찍이 떨어진 나.
가벼운 눈 마주침 외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처음 뵙는 분들이다.
요즘 나는 유난히 피곤하다.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무겁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의욕이란 게 마치 어디론가 빠져나간 듯,
텅 빈 머리만 멍하니 둥둥 떠다닌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나의 도파민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늘은 그동안 쌓인 별을 모아 한잔 Get 했다.
이벤트와 무관한 척 토미넛라테를 시켜놓고 프리퀀시
한 장은 못 받네라는 이치에 맞지않는 아쉬운 계산을 넣었다.
도파민, 사라진 게 아니라 ‘지쳐버린 것’
도파민은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지만,
정확히 말하면 ‘행동의 스위치’다.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들고,
그 결과를 기대하게 하는 뇌의 보상회로.
그런데 문제는, 지속적인 자극이다.
끝없는 일, 피드백, 감정노동, SNS 반응,
심지어 자기 계발서조차 ‘자극’으로 작동한다.
매일 도파민이 폭주하니 결국 수용체가 마비된다.
그 결과, 아무것도 재미없고, 귀찮고, 무의미해진다.
그러니까 내 도파민은 사라진 게 아니라,
과열되다 꺼져버린 회로처럼 ‘절전 모드’에 들어간 셈이다.
감각은 있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그 무기력 속에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 향은 여전히 좋다.
하지만 예전처럼 설레지 않는다.
글을 써도 감흥이 덜하고, 그림을 봐도 심장이 뛰지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무디고 게으를까.”
이 자책이 쌓이면, 더 깊은 무기력으로 빠져든다.
그런데 사실, 감각은 살아 있다.
단지 ‘보상 체계’가 반응하지 않을 뿐이다.
이건 우울도, 나태도 아니다.
그냥 뇌가 잠시 쉬고 있는 것이다.
도파민을 되살리는 건 ‘감각’이다
도파민 회복의 시작은 의지가 아니라 감각이다.
억지로 동기부여를 찾아 헤매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회복하는 일.
커피 향을 천천히 맡는다.
손끝에 닿는 컵의 온도를 느낀다.
내 숨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한 음악을 튼다.
그게 전부다.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몸은 반응하기 시작한다.
감각은 기억보다 빠르게 도파민을 깨운다.
‘작은 완성’이 나를 다시 움직인다
사람의 뇌는 ‘완성’이라는 신호에 도파민을 분비한다.
거대한 목표가 아니라, 작은 완성.
짧은 글 한 줄, 설거지 한 번, 산책 한 바퀴.
이런 사소한 완성들이 뇌를 다시 켠다.
“오늘 하루를 버텼다.”
이 말이 허무하지 않은 이유다.
그건 단순한 생존의 기록이 아니라,
도파민의 작은 불씨가 살아났다는 증거다.
도파민은 외부에 있지 않다.
우린 흔히 ‘자극’을 찾아 도파민을 얻으려 하지만,
진짜 도파민은 의미를 느낄 때 분비된다.
누군가의 칭찬, 성과, 좋아요 수치가 아니라,
“이건 나다운 일이다”라는 순간.
그게 바로 내적 보상이다.
결국, 도파민은 외부 세계가 아니라 나 안의 해석에 달려 있다.
같은 하루라도, 의미를 다르게 부여하면
뇌는 전혀 다른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느껴보기로 한다
오늘 나는 커피 향을 맡으며 잠시 멈춘다.
글이 써지지 않아도 괜찮다.
아이디어가 없고, 계획이 엉망이어도 괜찮다.
도파민은 언제나 ‘지금 느끼는 나’에게서 다시 시작되니까.
도파민은 사라진 게 아니다.
단지, 쉬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조급해하지 말자.
쉬는 것도, 회복의 일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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