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 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 에필로그
“입천장 긁히는 세상에도, 나는 부드럽게 산다”
세상은 생각보다 날카롭다.
말은 쉽게 베이고, 관계는 금세 상처로 변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마음의 입천장이 긁힌다.
다들 태연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가시를 삼키며 버틴다.
이 시리즈는 그런 날들에서 시작되었다.
도망치고 싶었고, 잊고 싶었고, 부서진 마음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말하면 더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내 글에는 치장도 미사여구도 없다.
누구를 감동시키려고 쓴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공감점에 맞추기 위해 힘을 준 문장도 없다.
그저 너무 아파서, 둘 곳 없어서
씹히지 않는 감정을 넘기기 위해
종이에 내 마음을 발라 올렸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그럼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분노 대신 절제,
거리감 대신 부드러움,
바게트 대신 치아바타.
모든 일은 선택이었다.
날카롭고 딱딱한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부드러움이
내 삶을 살려냈다.
이 시리즈 내내 나는 싸웠고, 삼켰고, 선택했다.
17화에서는 퇴사의 날 선 공기를 견뎠고,
18화에서는 인정 없는 세상에 분노했고,
19화에서는 기억의 결손과 마주했고,
20화에서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잘라냈고,
26화에서는 사람과 세상과의 거리 두기를 연습했다.
그리고 이제야 알겠다.
참는 게 아니라, 지혜롭게 넘기는 것
부드럽게 산다는 건 약한 게 아니라,
끝까지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걸.
부드러움은 생존이다.
견디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기술이다.
나는 그 기술을 연마하는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하루도
이미 많이 긁혀있을지 모른다.
내가 그랬듯,
당신은 견딘다. 살아낸다.
그리고 언젠가,
바게트를 내려놓고 치아바타를 고르는 순간이 온다.
딱딱함을 부드럽게 눌러 삼키는 그 순간,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입천장 긁히는 세상에도, 나는 부드럽게 산다.”
지지 않는 방식이 있고,
전투 대신 침묵이 있고,
칼날 대신 빵이 있다.
그리고 나는 —
끝까지 부드러운 사람으로 남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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