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사랑은 줄지 않는다.
《실패해도 괜찮아》
사랑하는 딸에게.
네가 “아빠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아빠는 대답을 못했지.
사랑을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빠는 그걸 평생 찾아오면서 살았거든.
아빠에게 사랑은,
처음에는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좋은 집을 지어주고, 맛있는 걸 먹이고,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었지.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랑은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지켜주는 것’이더라.
상대가 실패해도, 넘어져도,
그 자리에 서서 바라봐 주는 마음,
언제든 돌아올 수 있게 남겨두는 품,
그게 사랑이더라.
아빠에게 너는 늘 그 사랑의 이유였단다.
아빠가 가진 게 없을 때도, 실수했을 때도
너를 다시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남아 있었어.
그러니 딸아,
아빠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런 거다.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주진 못해도,
그 사람이 넘어져도 그대로 있어주는 마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마음.
그게 사랑이더라.
아빠는 요즘 네 마음을 어렴풋이 느낀단다.
네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그 길에서 넘어졌는지도,
아빠는 직감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차마 말해줄 수가 없었단다.
너 스스로 실패라고 느끼지도 못하는 일을
아빠가 먼저 실패라고 말해버리면
그 순간이 너에게 더 무겁게 다가올까봐,
아빠는 최대한 표현하지 않으려 했다.
그게 오히려 미안하다.
딸아, 아빠는 늘 너를 믿었다.
너는 스스로 잘할 줄 알았다.
넘어져도 잘 일어설 거라는 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사실 아빠도 실패를 많이 맛봤다.
갑작스런 사기, 보증의 어려움,
피할 수 없는 삶의 연속된 굴곡들…
내 자신에게 실망했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
세상이 무너진 것보다
내가 내게 실망한 것이 더 크게 다가왔지.
그런데 딸아, 아빠는 그때 알았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는 걸.
넘어져도 사랑은 줄지 않는다는 걸.
사람들이 떠나도, 기회가 사라져도
스스로 일어서는 힘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걸.
그러니 딸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울면 우는 대로
괜찮다.
그 모든 경험이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고,
너의 길이 어떻게 흘러가든
사랑은 줄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잘 버텼다, 우리 딸.
넘어져도 괜찮다.
일어서렴.
아빠는 늘 곁에서 너를 바라보고 있다.
언제나 네 편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