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에도 기술이 있다

입천장 긁히는 바게트 대신, 부드러운 치아바타를 택하라

by seoul

“부드러움에도 기술이 있다”


야채 듬뿍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요즘은 빵까지 선택할 수 있다 — 생빵과 구운빵 중에서.

나는 고민 끝에 생빵을 택했다.
오늘만큼은 불에 그을리지 않은, 부드러운 쪽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입천장을 긁히게 하는 단단함은 없었다.
대신, 양상추가 통째로 아삭하고 달큰하게 씹혔다.
입안에 퍼지는 신선한 야채 향이
마치 퇴근 없는 평화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샌드위치를 감싸고 있던 포장을 벗기려다 잠시 멈췄다.
맨손으로는 쉽게 뜯기지 않았다.
두껍고 단단하게 밀봉된 그 패키지 —
그 안에 들어찬 정성의 결이 느껴졌다.
야채와 빵,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서로의 자리를 단단히 지켜주는 듯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배달 음식에서도 ‘제조자의 수고’가 느껴진다.
그건 단순히 음식을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세심함이 내 하루를 덜 거칠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예전엔 배달음식이 그저 편리함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그것이 ‘타인의 노동’이자 ‘생활의 기술’로 보인다.
패키지를 단단히 감싼 손길,
흘러내리지 않게 속을 다진 그 섬세함.

결국, 부드러움에도 기술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치아바타가 그렇다.
겉은 단단해 보여도 속은 촉촉하고 따뜻하다.
야채가 숨 쉬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여유가 있다.

오늘의 샌드위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다.
‘부드럽게 사는 법’을 복습시켜준 작은 수업 같았다.

입천장을 긁히지 않게 조심하며,
나는 다시 한입 베어 물었다.
아삭한 소리와 함께, 마음 한구석도 조금 풀어졌다.


단단해야 살아남는 세상에서, 부드럽게 버티는 사람들의 기술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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