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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2

번역

by 미즈와리
출처 - discogs

이어서 두 번째, 치바현에 거주하고 계신 ‘소에 이끌려 갑자기 스테이크’님의 메일입니다. 35세 여성분입니다. 이거 제가 말씀드렸던 라디오 이름인데, 사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취자>

안녕하세요. 스무 살 때, 쓰다누마의 쿠마자와 서점에서 무라카미 씨의 《상실의 시대》를 구입했습니다. 26년의 시간 동안, 줄곧 다녔던 그 서점이 올해 2월 2일 폐점했습니다. 아쉬운 기분에 마지막 날에는 눈물이 다 나오더군요. 지금 서점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곳에 가더라도 책의 종류가 적어 보이기도 하고요. 저는 책이 사라지거나 책이라는 물건 자체에 사람 손길이 닿지 않게 된다면, 큰일이 일어날 거라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죽기 전까지 책을 계속 읽을 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안녕하세요. 저는 한동안 치바현 나라시노시에 살았는데, 환승할 때 쓰다누마에 들르고는 했습니다. 나라시노에서 살았을 당시 썼던 소설이 《양을 쫓는 모험》 이라는 소설입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오랫동안 즐겨 찾았던 서점이 사라지는 것은 마치 한줄기의 빛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 들죠. 역시 동네 서점이란 시간이 남았을 때, 잠깐 들어가서 시간 때우기 좋은 곳이니까요. 그렇게 어슬렁어슬렁 책장을 바라보다 문득 훌륭한 책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그런 시간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비교적 최근에 읽었던 《안톤이 날린 비둘기—홀로코스트를 둘러싼 30가지 이야기》라는 책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자는 버나드 갓프레드라는 분이고, 번역은 시바타 모토유키 씨와 히로오카 료코 씨가 담당했습니다. 이 책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의 회고록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뭐야, 또 나치 이야기야?”라는 소리를 들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습니다. 삐걱거리는 부분 없이, 유머와 비애가 섞인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마지막쯤엔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책장에 그대로 남겨두고 싶다…라는 감정, 정말 소중하죠. 종이로 된 책이란 참 좋은 것입니다.






Tokyo FM, 내용 출처

https://www.tfm.co.jp/murakamiradio/report/13594


discogs, 사진 출처

https://www.discogs.com/release/2237275-The-Three-Sounds-Live-At-The-Light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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