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패티 스미스가 노래한 <애프터 더 골드 러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Music / After The Gold Rush - Patti Smith)
제가 독일의 한 신문사에서 상을 받았을 때, 베를린에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그때, 패티 씨가 참석해 주셔서 기타 연주를 하며 이야기하듯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당시 신문사는 패티 씨가 초대에 응하리라고는 생각지 않고, 큰 기대 없이 연락해 보았으나 그녀는 흔쾌히 응해주었습니다. “비행기 표는 필요 없어요. 마일리지가 남았으니까”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브레히트가 단골로 묵었던 숙소를 잡아주는 게 그녀의 유일한 요구였습니다. 패티 씨와 저는 함께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녀는 정말 훌륭하면서도 유쾌한 사람이었습니다.
*
<청취자>
무라카미 라디오를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그전에는 이 방송이 시작되면 혀를 끌끌 차고 라디오를 꺼버렸습니다만, 그건 옳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혀를 70번 넘게 차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양질의 음악으로 가득 찬 근사한 시간이라는 것을요. 꽤나 아까운 것을 날려버렸구나,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제 잘 듣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아, 그러셨군요. 이 방송이 시작되면 “쳇”이라고 혀를 끌끌 차며 스위치를 꺼버리셨군요. 혀를 끌끌 찬다는 게 생동감 있는 표현이라 꽤 근사해 보입니다. “흥. 뭐야, 또 무라카미야?”라는 불쾌한 기분이 되셨을 텐데, 그 기분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씩 제 자신을 생각하면 “쳇” 이러고 혀를 끌끌 차고 싶어지거든요. 그리고 그 횟수는 70번 만으로 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실제로 방송을 들으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즐겁군, 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기쁘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혀를 끌끌 차는 것보다 생긋 웃어주는 쪽이 더 기쁘지만요.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
Tokyo FM, 내용 출처
https://www.tfm.co.jp/murakamiradio/report/13594
discogs, 사진 출처
https://www.discogs.com/master/443906-Patti-Smith-Banga